'돌덩이'·'尹거부권' 여야 충돌…오늘 마지막 대정부질문
'돌덩이 치웠다' 후폭풍…한덕수 "곡해마시라" 반박에 곳곳 고성
한일정상회담·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놓고도 충돌
"연금개혁, 저출산에도 영향…시급성 충분히 인식"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대정부질문 둘째날인 4일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놓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절박한 농심을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이 악법 중의 악법으로 변질된 만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타당하다고 옹호했다.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비롯해 한일정상회담, 일본 수출규제 해제, 전기·가스 요금, 연금개혁, 은행권 약자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다뤄졌다. 하루 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한일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돌덩이' 발언을 놓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5일은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이어진다. 여야는 근로시간 개편안 등을 놓고 또 다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양곡법, 與 "악법 변질"…野 "민심 거부"
윤 대통령은 대정부질문에 앞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정부는 이번 법안의 부작용에 대해 국회에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습니다만 제대로 된 토론 없이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부권 행사를 두고 "농심도, 민심도, 야당도, 국회도 거부하고 마구 걷어차고 있는 것"이라며 "벚꽃이 이르게 피었지만 민생과 민심의 봄은 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입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넘어서 국민의 삶과 쌀값정상화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반박했다. 장동혁 의원은 "양곡관리법이 처음에는 어려운 농가를 돕겠다는 선의에서 시작됐겠지만, 악법 중의 악법으로 변질됐다"며 "야당이 밀어붙인 이 법을 이대로 시행하도록 했다면 쌀과잉생산구조는 더욱 고착화 되고 농업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후퇴해 국가재정에도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답변에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건의했나"라는 질의에 "했다"라고 한 뒤, "남는 쌀을 강제로 매수하게 하는 양곡관리법은 농민을 위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재정을 위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강제로 수매하게 함으로써 끊임없이 생산과잉이 생기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전문연구기관이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결정이 타당하지 않나라고도 질의했다.
이에 한 총리는 "책임있는 정부라면 해야 하는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취지를 잘못 이해하는 농민들은 또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이것(양곡관리법)은 정말 우리 농민을 위한 길이 아니다. 농민을 위하는 길은 다른 정책을 통해서 좀 더 효율적이고 진정으로 도움되는 정책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이 최종적으로 양곡관리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동일한 내용의 법안 발의를 추진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그러한 정책은 정말 우리 국회에서 최대한 억제돼야 한다고 바라고 싶다"고 했다.
◆한 총리 "돌덩이, 국민 지칭 아냐"…장내 소란
윤관석 의원은 민주당 첫 질의 순서에 곧바로 한 총리의 '돌덩이 발언'을 문제 삼았다. 전날 한 총리가 정부의 '제3자 변제방식'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한 발언을 놓고서다.
윤 의원은 한 총리에게 한일정상회담 이후 이번처럼 여론이 극명하게 나뉘는 경우는 없다면서 "외교는 자화자찬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제징용 해법 관련) 총리께서 답변 과정에서 돌덩이를 치웠다고 했는데, 상당히 부적절해서 국민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부적절한 비유가 맞나"라고 질의했다.
한 총리는 "아니다"며 "한일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문제를 해결하고 치우려고 했다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제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서 돌덩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나. 그렇게 곡해하지 마시라. 피해자를 지칭한 게 아니다"고 거듭 반박했다.
"오만한 변명"이라는 반응이 뒤따르면서 본회의장 곳곳에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장내 소란이 잦아들지 않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한 총리에게 "윤 의원 질문에 답변해 달라", 민주당 의원들에겐 "경청해달라"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야당은 한일정상회담에 따른 한일 양국의 조치와 관련해 질의하는 과정에서도 "일본은 무엇을 했나", "빈손 굴욕외교"라는 평가를 내놨다.
여당은 "이번 회담은 막혔던 관계를 푸는 시작이고 셔틀외교를 통해 보다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야당은 외교성과를 깎아내리는 것으로 부족해서 (돌덩이) 발언을 두고 진위를 비틀어 비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란 입장이 분명하다"며 "대한민국의 기관과 전문가가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하는 검증에 대응하고 참여한다. 앞으로도 외교채널을 통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중요하게 확보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오죽했으면 후쿠시마 멍게는 사주고 우리 쌀은 못 사주냐, 그런 한탄이 있겠나"라고 하자, 장내에서 "가짜뉴스야"라는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 총리는 이 밖에 연금개혁과 관련한 질의에 "연금의 합리적인 개혁은 저출산에도 굉장히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다"며 "결국 국민들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좀 더 안정된 생활을 하지 않으면 인구문제, 저출산 문제도 해결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정부도 시급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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