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침체기 내 발로 끝낸다… 9월 아시아 경기 반드시 메달”

과천=임보미 기자 2023. 4. 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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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라톤의 침체기를 제가 깨겠습니다." 지난달 19일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0분13초를 기록하며 국내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박민호(24·코오롱)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지 코치는 "박민호가 오랜만에 2시간10분대 기록을 내 한국 마라톤에 작은 불씨를 살려줬다. 그동안 한국 마라톤계가 다소 비관적인 분위기였는데 박민호를 통해 '하면 된다'는 희망을 보게 됐다. 아시아경기에서도 메달을 획득해 한국 마라톤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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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라톤 국내부 우승 박민호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국내 남자부에서 우승한 박민호가 3일 소속팀 코오롱 숙소 인근 경기 과천 문원체육공원에서 질주하고 있다. 2시간10분13초로 귀화 선수를 제외하고 한국 선수론 12년 만에 2시간10분대 기록을 세운 박민호는 “9월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과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국 마라톤의 침체기를 제가 깨겠습니다.”

지난달 19일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0분13초를 기록하며 국내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박민호(24·코오롱)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당초 목표로 세웠던 2시간 9분대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박민호는 이번 레이스를 통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2019년 2시간15분45초를 기록하며 42.195km 마라톤 풀코스에 데뷔한 박민호는 2021년 2시간13분43초, 2022년 2시간11분43초, 그리고 이번에 2시간10분대까지 앞당겼다. 4년 새 5분 넘게 기록을 단축한 것이다. 무엇보다 케냐에서 귀화한 오주한(35·청양군청)을 제외하면 한국 남자 선수가 2시간 10분대 기록을 낸 건 2011년 정진혁(2시간9분28초) 이후 12년 만이었다.

3일 소속팀 숙소가 있는 경기 과천시에서 만난 박민호는 “9월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 당면한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올 시즌 국내 남자 최고기록으로 항저우 아시아경기 티켓을 사실상 거머쥔 박민호는 자신을 지도하고 있는 지영준 코오롱 코치(42)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끊긴 아시아경기 마라톤 메달을 다시 획득하겠다는 각오다.

“13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지 코치님이 우승하는 걸 보고 마라톤을 시작했다”는 박민호는 이제 지 코치와 함께 아시아경기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지 코치는 김원탁(1990년), 황영조(1994년), 이봉주(1998년, 2002년)가 이뤘던 4개 대회 연속 금메달 이후 끊겼던 아시아경기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해 침체한 한국 마라톤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주인공이다. 지 코치는 “박민호가 오랜만에 2시간10분대 기록을 내 한국 마라톤에 작은 불씨를 살려줬다. 그동안 한국 마라톤계가 다소 비관적인 분위기였는데 박민호를 통해 ‘하면 된다’는 희망을 보게 됐다. 아시아경기에서도 메달을 획득해 한국 마라톤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민호는 2000년 이봉주가 세운 뒤 23년 넘게 난공불락인 한국 남자 마라톤 최고기록(2시간7분20초)도 깨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모든 훈련을 2시간 6분대를 목표로 맞춰 가고 있다”고 했다. 내년 초까지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2시간8분10초) 통과를 노리면서 한국 최고기록에 차근차근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키 170cm, 몸무게 53kg을 유지하고 있는 박민호는 “처음에는 신경 쓰며 관리했던 모든 게 (한국 최고기록 경신이라는) 목표가 확고해지니 그냥 일상이 돼버렸다. 예전에는 먹고 싶은 것들을 참으면서 안 먹었다면 이제는 아예 먹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박민호는 지난해 소속팀에서 케냐 출신 베테랑 마라토너 아이작 키플라갓(39)을 훈련 파트너로 영입한 뒤 스피드 지구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제 실업팀 입단 3년 차에 불과한 박민호는 앞으로 마라톤 선수로 10년은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민호는 “저라는 선수한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 가볍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황영조, 이봉주, 지영준 선배님처럼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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