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두바이의 기적으로부터 배우는 교훈
인구 감소 한국 복합위기…창의적 역발상 땐 재도약, 행복한 삶 후대 물려줘야
장민철 ㈜디프로매트 대표이사
두바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828m 높이의 부르즈할리파 타워, 연간 1억 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와 판매 금액에 있어 세계 최고인 두바이 몰, 야자수를 형상화한 세계 최대의 인공 섬 팜 아일랜드, 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 등 두바이에는 세계 최초와 최대인 것들로 가득하다.
인간이 가진 상상력을 현실화한 두바이의 수많은 마천루와 랜드마크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미래 도시에 온 듯한 기분이다. 이러한 두바이로 통하는 관문인 두바이 국제공항은 전 세계에서 방문한 기업인들과 관광객들로 언제나 분주하며, 두바이의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하여 수많은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두바이가 이와 같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기까지 여건이 좋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아랍에미리트의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전체 면적이 3885㎢로 부울경 면적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도시국가이며, 국토의 대부분 한여름 기온이 50℃가 넘는 척박한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2021년 기준 두바이 인구 350만 명 가운데 대부분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에서 온 저임금의 외국인 건설 노동자이며, 자국민 수는 전체 인구의 약 15%인 50만 명에 불과하다. 또한 여타의 중동 국가와 달리 두바이는 석유 등 천연자원 부존량이 많지 않아 전체 GDP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하여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성장하기도 힘든 실정이었다.
과거 진주조개 채취를 주업으로 살아갔던 페르시아만의 작고 낙후한 마을이 이와 같이 불리한 여건을 딛고 오늘날의 두바이로 성장해온 과정은 인구 감소의 시대에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된다.
두바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원동력은 개혁과 개방이다. 두바이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제벨 알리항과 그 주변의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오늘날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물류 중심지로 성장했다. 또한 두바이로 운항하려는 모든 항공사에 두바이 국제공항을 조건 없이 열어준 오픈 스카이(Open Sky) 정책을 통하여 두바이는 항공 교통의 허브(Hub)로 자리매김했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8630만 명이 이용하여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항으로 선정되었다. 폐쇄적인 다른 중동 국가와 달리 외국인들에 대한 비자를 없애고 출입국 수속을 간소화했다.
여기에 각종 금융규제를 철폐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여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으며, 비무슬림인에 대한 주류 판매를 허용하는 등 종교적인 제한도 완화했다. 이러한 개혁과 개방 덕분에 수많은 외국 기업들과 자본이 두바이로 유입되어 두바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탱해 나가고 있다.
두 번째 원동력은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국민의 지지이다. 현재 두바이의 지도자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시켰다. “불가능이란 단어는 지도자의 사전(辭典)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미 이룬 것을 보지 마십시오.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을 바라보십시오”라는 그의 말과 같이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 아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전문가 집단과 협업하여 기존 사고를 뛰어넘는 창의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계획을 수립하고, 빠르게 실행했다. 이러한 지도자의 추진력과 리더십은 두바이 국민들의 절대적 신임에서 나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역사를 다룬 에티하드 박물관에 가면 다음과 같은 초대 대통령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삶의 역경과 불운에 도전했던 우리 선조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의 불굴의 용기로 우리 세대는 번영과 은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Thanks to our ancestors who challenged the adversities of time and the misfortunes of life. Due to their fortitude, our generation is living in prosperity and grace.)” GDP 기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적 풍요 등 많은 것들은 이전 세대의 희생과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선조들의 과오(過誤)를 지적하기에 앞서 그들의 수고에 감사(感謝)해야 한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경제 위기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한 지금, 우리는 근시안적인 정쟁(政爭)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우리의 선조들이 그러했듯 우리도 후손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조국을 물려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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