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사선 15년만에 본계약 체결… 첫 삽 뜨나
대표적 ‘실패한 교통망’ 꼬리표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조성된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 ‘위례신사선’이 최초 사업 추진으로부터 15년 만에 본계약을 체결해 내년쯤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노선 변경, 공사비 갈등으로 당초 예정보다 사업이 너무 지연된 만큼 ‘실패한 교통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4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위례신사선 사업자인 강남메트로(GS건설 컨소시엄)와 공사 계약 관련 협상을 마치고 지난달 말 실시협약 행정예고를 냈다. 실시협약이란 본계약에 해당하는 절차다. 앞으로 서울시 내부심의와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쳐 설계·착공과 같은 후속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총사업비 1조1597억원에, 공사 기간은 5년이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중앙광장에서 출발해 서울 강남·송파구 주요 지역을 거쳐 신사역으로 연결되는 경전철이다. 2008년 삼성물산이 처음 제안할 당시만 해도 용산까지 연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무산으로 노선이 수정되고 2016년 삼성물산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철수하면서 10년 가까이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이후 서울시는 2020년 1월 강남메트로를 사업자로 재선정하고 2022년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 사태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자재 가격 급등으로 사업은 또다시 밀렸다.
건설업계에선 이번 본계약 체결로 후속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면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쯤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최초 완공 계획(2021년)보다 8년이 늦어진 셈이다. 위례신도시 입주는 2013년 시작됐을 뿐 아니라,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이 지불한 분양가에는 가구당 평균 1400만원의 교통부담금이 포함돼 있었다. 대중교통 이용료를 미리 내고 16년이 지나서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위례신사선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3기 신도시와 연계된 교통망은 입주에 맞춰 개통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각별히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