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신 탁구선수, 올림픽 제패할 때 됐죠”

이병욱 기자 2023. 4.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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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저의 뒤를 이어 고향 후배가 올림픽 금메달 딸 때도 됐습니다." 한국의 '탁구 영웅' 유남규(55) 한국거래소(KRX) 탁구단 감독은 머지 않은 미래에 부산 출신 선수가 올림픽을 제패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프로팀 감독으로서 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창단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지역 탁구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며 "비시즌 기간 선수들과 함께 탁구 동호회나 노인복지시설, 아동보호기관 등을 직접 찾아가 레슨을 하고 함께 탁구를 즐기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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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규 한국거래소 탁구단 감독

- 창단 움직임 접하고 바로 달려와
- “연습만이 살길” 호랑이 감독 자처
- 동호회 레슨 등 저변확대 계획도

“이젠 저의 뒤를 이어 고향 후배가 올림픽 금메달 딸 때도 됐습니다.” 한국의 ‘탁구 영웅’ 유남규(55) 한국거래소(KRX) 탁구단 감독은 머지 않은 미래에 부산 출신 선수가 올림픽을 제패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부산을 연고로 창단한 프로팀인 KRX 탁구단이 있다.

유남규 한국거래소 탁구단 감독이 향후 포부를 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KRX 제공


유 감독은 지난해 고향에서 탁구단 창단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물론 농심삼다수, 에쓰오일, 삼성생명 등 실업팀 사령탑을 모두 역임한 그가 신생팀 감독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탁구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유 감독은 “아무래도 새로 창단하는 팀의 첫 감독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다른 팀에 비에 성적에 민감하다”면서도 “제가 태어나고 탁구 인생을 꽃 피운 곳에서 팀이 창단된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 없이 부산으로 왔다. 고향의 탁구 저변 확대를 위한 일에 제가 아니면 또 누가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KRX 탁구단은 창단 첫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에서 정규리그 3위(9승5패·승점 33)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2위 국군체육부대(승점 34)와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했다. KRX는 또 준플레이오프에서 미래에셋증권을 꺾고 플레이오프(PO)에까지 진출했다. 비록 PO에서 국군체육부대에 패해 탈락했으나, KRX가 PO에 오른 것 자체가 탁구계에서는 큰 뉴스였다. 유 감독은 “에이스 안재현을 비롯해 선수 모두가 ‘원팀’이 돼 열심히 해줬고, 손병두 이사장을 비롯한 KRX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결과다. 첫해 상위권 진출이 목표였는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기뻐했다.

선수와 구단에 공을 돌렸지만, KRX 선전에는 누가 뭐래도 유 감독의 공이 가장 크다. 훈련장 밖에서는 누구보다 인자하고 너그러운 유 감독이지만 훈련장에 들어서기만 하면 ‘호랑이’로 돌변한다. 유 감독은 “현역으로 뛸 때도 연습 만큼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했다. 성적은 연습과 정비례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고된 훈련을 잘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국내 프로탁구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프로 스포츠와 달리 한 곳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아직 프로리그가 정착하지 않아 ‘세미 프로’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경기가 없어 연고지인 부산의 팬들이 응원할 기회도 없다. 이에 대해 유 감독은 “실업연맹 등을 통해 리그 경기의 순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첫 번째 순회 개최지는 당연히 부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팀 연고지이자 고향인 부산의 탁구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프로팀 감독으로서 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창단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지역 탁구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며 “비시즌 기간 선수들과 함께 탁구 동호회나 노인복지시설, 아동보호기관 등을 직접 찾아가 레슨을 하고 함께 탁구를 즐기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탁구 저변이 확대되고 엘리트 선수층이 두터워지면 부산 출신의 국가대표가 많이 배출될 것이고, 그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2024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세계선수권 유치 일등공신 중 한명이다. 유 감독은 “한국이 탁구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여태 세계선수권대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다. 국내 첫 번째 세계선수권이 부산에서 개최돼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면서 “탁구인으로서, 또 부산 사람으로서 세계선수권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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