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문재인의 말 따로 행동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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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불미 미언불신(信言不美 美言不信)'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겉만 번지르르한 말을 하면서 행동이나 실천은 외면하는 세태를 꼬집은 것이다.
말 따로 행동 따로였다.
그의 말 따로 행동 따로 행태를 언제까지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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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은 6년 전 취임사에서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다”고도 했다. 전임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에 지쳤던 국민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재인정부 임기 5년 간 목도한 현실은 그 화려한 수사와는 딴판이었다. 말 따로 행동 따로였다. 문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지킨 약속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뿐이었다는 비아냥이 나온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행태는 퇴임 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자연으로 돌아가 잊힌 삶을 살겠다”던 말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정치권 인사들을 자주 만났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고 책 추천 글도 게시했다. 사저 근처에 동네책방까지 열겠다고 한다.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의 아지트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9·19 남북군사합의 등 정치·외교 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신년사까지 내놓았다. 잊히고 싶은 건지 잊힐까봐 두려운 건지 헷갈린다.
문 전 대통령이 그제 오전 제주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여전히 4·3을 모독하는 행위들이 이어지고 있어 개탄스럽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김일성 사주설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통해 당분간 정치인을 만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최근 자신을 만난 인사들이 전한 말로 ‘전언정치’ 논란이 빚어지자 일정 기간 정치권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종잡을 수 없는 행보다. 그의 말 따로 행동 따로 행태를 언제까지 봐야 하나.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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