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싸이도 못 올랐다... BTS 지민, 한국 솔로 첫 빌보드 1위
팝스타들 제치고 ‘핫100′ 정상에
기존 최고기록은 ‘강남스타일’ 2위
BTS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빌보드는 4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지민의 솔로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가 인기곡 차트인 ‘핫100′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플라워스’, 시자(SZA)의 ‘킬 빌’등 세계적 팝스타들의 인기곡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BTS 멤버인 지민은 그룹과 솔로로서 모두 핫100 1위에 오른 최초의 K팝 가수가 됐다. 지금까지 이 차트 정상을 차지한 한국 가수는 ‘다이너마이트’ 등 6곡을 1위에 올린 BTS가 유일했다. 지난 2012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2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아시아 전체에서도 솔로 가수가 핫100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본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1963) 이후 60년 만이다.
핫100은 음반 차트인 ‘빌보드200′과 함께 빌보드의 양대 차트로 꼽힌다. 미국 내 스트리밍 실적, 라디오 방송 횟수, 판매량을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개별 곡의 인기가 순위로 직결되기 때문에 팬덤의 규모가 좌우하는 음반 차트에 비해 K팝 가수들에게는 더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져 왔다.
BTS는 최근 멤버들의 군입대로 단체 활동을 중단하고 솔로 활동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통해 솔로 전환 이후에도 BTS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본다.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이규탁 국제학과 교수는 “음악을 듣는 방식이 2010년대 중반 이후 앨범 중심에서 스트리밍·플레이리스트(재생 목록) 등 개별 곡 위주로 바뀌면서 앨범 차트에 비해 싱글 차트의 경쟁이 더 치열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지민이 BTS의 단체 활동 중단 이후 바로 핫100 1위에 오른 것은 K팝의 미래를 둘러싸고 제기되던 부정적 전망을 해소시켜 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도헌씨도 “아미(BTS 팬덤)의 결집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라면서 “다른 가수들에게 ‘솔로로도 핫100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지민이 지난달 발매한 첫 솔로 음반 ‘페이스(Face)’의 타이틀곡이다. 신스팝(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하는 전자음악의 한 종류) 장르로, 사랑했던 사람을 찾아헤매는 달콤한 꿈속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는 가사를 담았다. 최근까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느낀 감정을 담은 ‘페이스’ 음반은 앞서 2일 ‘빌보드200′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역시 한국 솔로 가수의 음반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지민은 1위 소식이 알려진 이후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실감이 잘 안 나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사실 다 방탄이라서 가능한 것이고, 아미(BTS 팬) 여러분이 있어서 가능한 것. 그것을 절대 모르지 않는다”고도 했다.
BTS 다른 멤버들도 지민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리더 RM은 “자랑스럽다”고 했고 제이홉은 “형이 다 눈물이 난다”고 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도 BTS 공식 트위터를 통해 “믿기지 않는 1위”라며 “전 세계 모든 아미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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