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원래 하얗습니다” 김형빈은 ‘밀가루 인형’?
김형빈은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교체 멤버로 출전, 9분 17초 동안 4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SK는 자밀 워니(26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와 김선형(11점 2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이 더블더블을 작성, 89-73 완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SK는 뒤꿈치 타박상을 입은 최준용이 정규리그 막판에 이어 6강까지 결장한다. 이에 따라 4번 자리에서는 최부경이 주전, 김형빈이 백업을 맡게 됐다.
전희철 감독은 1차전에 앞서 김형빈에 대해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수비 동선을 헷갈리거나 (김)선형이, 워니의 공격 공간을 침범하는 경우가 있었다. 최근 경기력을 봤을 때 5~10분은 가능하다. 다만, (김)형빈이는 중간이 없다. 얼굴도 밀가루처럼 하얘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 긴장하지 않길 바란다는 의미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형빈은 임무를 완수했다. 2쿼터 막판 김선형이 수비가 몰린 틈을 타 패스하자 골밑득점에 성공한 후 추가 자유투를 얻어냈다. 자유투는 림을 외면했지만, 김형빈은 3쿼터 종료 직전 워니의 슛이 실패하자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득점을 추가했다. 4쿼터에는 3분 20초 동안 3리바운드를 따내며 SK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종료 후 “다행히 밀가루가 되진 않았다”라며 웃은 전희철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종종 투입되며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선수는 경험이 쌓인 것을 토대로 적응하는 경우도, 형빈이처럼 순간적으로 눈을 뜨는 경우도 있다. 최근 1대1 훈련을 굉장히 많이 시켰다. 이를 통해 공격, 수비의 타이밍을 알게 된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김)선형이에게 받은 공을 흘렸을 텐데 득점으로 잘 연결해줬다. 역할을 잘해줬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는 아쉬움이 컸지만, 워낙 잘하는 형들이 많았다. 내가 부족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기회를 잘 살리고 싶다”라고 운을 뗀 김형빈은 “첫 경기여서 긴장됐지만, 우리 팀이 그동안 준비를 잘해왔다. 감독님이 각자 역할만 잘하면 된다고 하셔서 막내다운 패기, 수비, 리바운드에 신경 썼다. 형들이 잘해주셔서 마음 편하게 들어갔고, 첫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돼 긴장도 풀렸다”라고 덧붙였다.
SK는 4강에 대비, 6강에서는 최준용을 아끼겠다는 심산이다. 김형빈이 1차전처럼 최부경의 백업 역할을 잘 소화해야 SK 역시 2시즌 연속 4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김형빈은 “6강을 3대0으로 끝내는 게 목표다. 빨리 끝내야 쉴 시간도, 4강을 준비할 시간도 더 주어진다. 남은 경기도 방심하지 않겠다. 4강에 올라가면 (최)준용이 형도 돌아온다. 잘 준비해서 지난 시즌 우승팀다운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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