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랠리에도 힘 못쓰는 바이오 새내기株
상장 후 기존 주주 물량 우려로 뒷심 부족
4~5월 IPO 기업 3개 대기
"성장주 투심 회복 선행돼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올 들어 중소형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기업들이 천덕꾸러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구주매출은 없지만,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 중 기존 주주의 비중이 높은 탓에 투자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6개 기업(스팩 상장 제외)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33.68%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꿈비로 무려 452% 상승했다. 미래반도체(254490) 역시 공모가가 6000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주가는 2만8850원(이날 종가 기준)이다. 공모주 투자자라면 수익률이 380.83%에 달한다. 오브젠(417860)(174.44%)과 제이오(418550)(172.31%), 나노팀(417010)(155%), 자람테크놀로지(389020)(127.05%), 금양그린파워(282720)(109%), 스튜디오미르(408900)(108.46%) 등도 공모가 대비 세 자릿 수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바이오주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다. 지난 달 2일 상장한 바이오인프라(199730)는 공모가(2만1000원) 대비 19.29% 오르는 데 그쳤다. 16개 종목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바이오인프라의 상장 첫날 주가는 5만4600원까지 뛰었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공모가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 역시 공모가(1만3000원) 대비 67.69% 오르는 데 그쳤다. 바이오인프라, 이노진(344860)(37.67%), 티이엠씨(425040)(42.32%), LB인베스트먼트(309960)(55.10%) 다음으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낮다.
바이오인프라와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바이오기업들이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것은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인프라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94.9대 1, 일반청약에서 103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 152만9432주(31.89)% 중 기존 주주 비율이 18.34%로 비교적 높았다. 상장 직후 기존 주주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뒷걸음질쳤다는 분석이다.
바이오기업, 상장 후 기존 주주 물량 우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이 1318만8255주(59.94%)로 많은 편이다. 이중 기존 주주물량이 50%에 달해 기존 주주들의 자금회수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26.70 대 1로 낮았던 것도 상장 후 주가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투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바이오기업들의 상장 후 물량 부담은 사업 특성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하기 위해 외부에서 투자금을 끌어오는 과정에서 상장 전 주주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현재 IPO를 앞두고 있는 바이오기업은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 파로스아이바이오 등 3곳으로 파악된다. 면역 관련 백신 개발사인 큐라티스는 내달 상장을 목표로 오는 25~26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체외 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 프로테옴텍도 이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5월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19~20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파로스아이바이오도 조만간 상장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IPO에 돌입하는 바이오기업들 역시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 직후 구 주주들의 유통가능 물량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힘든 만큼 새내기 바이오주에 대한 경계감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구 주주 물량은 상장과 함께 일반 투자자들이 떠받는 물량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지수가 갈팡질팡하는 상황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되기 쉽지 않다”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심 회복이 선행돼야 IPO도 흥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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