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부채비율 높아져도 배당은 견고…한토신 차정훈만 '활짝'?
키스톤에코프라임, 동부건설 지분 56.39% 보유
[더팩트|윤정원 기자] 건설경기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동부건설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동부건설은 대표이사 교체로 성장 기반을 닦는다는 방침이지만 유동성 등 부담은 만만찮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동부건설 최대주주, 정점에 있다고 일컬어지는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만은 잇속을 차린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 지난해 동부건설 실적 '뚝'…유동성 부담도 막대
지난해 동부건설은 실적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2% 급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원자재가격이 오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동부건설은 기업회생절차를 거치고 지난 2017년부터는 실적 회복세를 나타냈다. 동부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7년 7015억 원·256억 원 △2018년 8982억 원·318억 원 △2019년 1조1554억 원·555억 원 △2020년 1조1722억 원·482억 원 △2021년 1조1449억 원·613억 원 등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건설 경기 풍파를 제대로 맞았다.
현재 동부건설은 유동성 부담도 안은 상태다. 지난해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은 171%로 전년 125.5% 보다 42.1% 증가했다. 또 지난해 차입금 역시 4654억 원으로 전년 2435억 원 대비 91.1% 올랐다. 2024년까지 공공택지 매입을 위한 추가 지출이 예정돼있어 차입금 증가세도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동부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직전 허상희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게 중론이다. 2016년 동부건설 차입금 규모는 70억 원 안팎이었는데 2018년 허 대표 취임 후 2년 만에 800억 원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1300억 원, 2021년에는 2400억 원으로 뛰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0.9%에서 2019년 9%, 2020년 13.6%로 높아졌다. 2021년에는 19.3%, 지난해에는 29.4%로 치솟았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 이상이면 위험 수준으로 본다. 과거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할 당시 차입금의존도는 47%로 파악된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동부건설의 수주잔고, 사업리스크가 낮은 사업장, 공사대금 유입 전망 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일정 수준의 재무적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금융시장 경색이 계속되면 차입금의 차환이 어려울 수 있는 등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윤진오 대표 체제 확립…허성희 부회장 사내이사 연임
고난 속에 동부건설은 대표이사를 종전 허 부회장에서 윤진오 사장으로 바꾸고 나섰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및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윤진오 신임 대표이사는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약 30여 년간 건설업계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동부건설 외주구매 및 현장관리담당 임원을 맡았으며 이후 건축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동부건설은 수익성 강화를 통한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윤진오 신임 대표이사의 새로운 리더십 아래 기본에 충실한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 기반을 굳건히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는 물러섰지만 사내이사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허 대표는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다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업계에서는 허 부회장이 오랜 시간 동부건설에 있는 데 대해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과의 연결고리를 거론하기도 한다.
허 회장은 신성건설, 엠케이전자 등의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역임, 차 회장의 측근으로 여겨진다. 차 회장은 지난 2020년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의 지명을 받아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참가한 뒤 허 부회장을 다음 참가자로 지명하며 눈길을 끌었다.
◆ 차 회장, 동부건설 배당 수익 얼마나?
차 회장과 허 부회장의 관계가 조명되면서 일각에서는 배당기조를 이어온 동부건설에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동부건설의 배당이 차 회장을 배려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서다. 더욱이 허 부회장이 동부건설 관계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상복합 아파트를 시세 대비 수억 원 저렴하게 샀다는 이야기가 불거지며 한때 논란은 상당히 거셌다.
지난해 말 기준 키스톤에코프라임은 동부건설 지분 56.39%를 보유하고 있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은 한국토지신탁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 PE)가 지난 2016년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출자한 사모펀드다. 한국토지신탁은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동부건설 배당으로 그간 살뜰한 수익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실적난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18년 300원이던 보통주 1주당 결산배당은 △2019년 700원 △2020년 900원 △2021년 900원 등으로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한국토지신탁을 진두지휘하는 차 회장이 배당으로 챙겨간 금액 등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측은 "해당 펀드는 회사의 여러 투자자산 중에 하나로서 투자성과는 그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를 뿐이며 한국토지신탁의 주주 배당은 회사의 고유 영업실적에 기반하여 결정된다. 개별 투자자산의 성과에 직접 연계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작년 결산배당은 1주당 500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최근 건설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까 자사 역시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감소했다. 실적 하락에 맞춰서 배당을 내렸다. 다만 배당성향 자체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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