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봄 산불 종료…곳곳서 피해 속출
[앵커]
사흘 동안 전국을 긴장으로 몰아넣은 이례적인 산불이 오늘 단비와 함께 모두 꺼졌습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4천 개 넘는 숲이 불에 탔고 천 명 넘는 주민들이 불을 피해 대피했습니다.
불은 끝났지만 돌아갈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흘간의 산불을 김진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홍성 산불이 난 지 1시간쯤 뒤 KBS에 제보된 영상입니다.
지난 사흘 산불의 시작이었습니다.
시골 마을 전체가 연기로 뒤덮이더니.
["(타고 내려오는 거 봐라.) 어머 어머, 너무 심한데..."]
불길은 금세 주택까지 위협했습니다.
단 두 시간 만에 영향 면적 100헥타르가 넘는 대형산불로 커졌고 진화 인력이 대거 투입되기 시작하던 그때 인근 금산, 당진에서도 산불이 시작됐습니다.
30여 분 간격으로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하루 새 34건이 났습니다.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 거동이 어려운 요양시설 어르신들의 대피는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사흘간 대피한 주민만 천4백 명입니다.
낮과 밤을 오가며 사흘을 태운 산불, 며칠 밤을 새우며 사투를 벌인 대원들을 가장 괴롭힌 건 다름 아닌 바람이었습니다.
초속 10미터 넘는 강풍은 불기둥을 만들었고 산에서 산으로 불을 옮겼습니다.
[김신태/충남 산림자원연구소 산불전문예방진화대 : "좌측에 끄고 오면 (불이) 살아나고, 물을 갖다 엄청 많이 쏴도 바람 때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거의 동시에 대형산불로 바뀐 5곳의 산불은 곳곳에서 숲도 삶의 터전도 불태웠습니다.
[산불 피해 주민 : "나는 저기로 도망가려고 했더니 또 저쪽으로 (불이) 붙어서 타잖아요."]
산불에 투입된 헬기만 313대, 진화인력도 2만 8,501명이나 투입됐지만 동시다발로 난 산불에 곳곳에서 진화자원 부족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이석우/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 : "한 곳에서 나면 한 곳에 투입해서 진화할 수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다 분산 배치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진화 효율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죠."]
53시간 동안 전국에서 난 산불은 53건.
축구장 4,400개 면적의 숲을 태우고 식목일을 하루 앞두고서야 화세는 꺾였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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