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명품 서화 美서 귀환

김신성 2023. 4. 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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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에서 의관으로 활동한 석농(石農) 김광국(1727∼1797)은 당대 최고의 서화 수집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평생 수집한 그림을 정리한 '석농화원(石農畵苑)'은 고려와 조선, 중국 등 100여명에 달하는 화가의 그림을 모은 '명품 화첩'이었으나, 석농이 세상을 뜬 뒤 일부가 흩어졌다고 전한다.

조선 말기 문인화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는 중국 송대 문인 동파 소식이 귀양 시절 비를 피하는 처연한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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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농화원’ 속 묵매도 등 4점
김정희 제자 허련 후손이 기증
국립광주박물관서 9월 전시
18세기 조선에서 의관으로 활동한 석농(石農) 김광국(1727∼1797)은 당대 최고의 서화 수집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평생 수집한 그림을 정리한 ‘석농화원(石農畵苑)’은 고려와 조선, 중국 등 100여명에 달하는 화가의 그림을 모은 ‘명품 화첩’이었으나, 석농이 세상을 뜬 뒤 일부가 흩어졌다고 전한다. 한국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인 이 화첩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시대 그림이 미국에서 돌아왔다.
조선시대 문인화가 김진규의 ‘묵매도’. 석농화원 권1 수록작품.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국립광주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달 28일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게일 허(85) 여사로부터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석농화원’ 중 김진규의 ‘묵매도(墨梅圖)’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 소치(小痴) 허련(1808∼1893)의 ‘송도 대련’, ‘천강산수도병풍’ 서화 4점을 기증받았다고 4일 밝혔다. 기증자의 시아버지인 고(故) 허민수(1897∼1972)씨로부터 가족이 물려받아 1960년대부터 소장해 온 것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조사와 교섭을 통해 허 여사가 흔쾌히 한국에 기증할 뜻을 밝혔고, 시아버지의 고향과 가까운 국립광주박물관에 시아버지의 이름으로 기증할 것을 결심했다고 박물관이 전했다. 고인은 전남 진도 출신의 은행가로,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호남 화단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허련 가문의 후손이다.

기증품 중 가장 눈여겨볼 만한 그림은 조선시대 문인 화가였던 김진규(1658∼1716)의 ‘묵매도’다. ‘묵매도’는 먹으로 그린 매화라는 의미로, 먹의 농담으로 매화 나뭇가지와 그 위에 앉은 새 한 마리를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2013년 새롭게 알려진 ‘석농화원’ 필사본 권1에 제목과 그림의 평만 전해오던 것으로서 이번에 실제 작품이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조선 말기 문인화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는 중국 송대 문인 동파 소식이 귀양 시절 비를 피하는 처연한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화훼도로 유명한 신명연의 희귀한 인물화라는 점에서 19세기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작품이다. 힘차게 뻗은 소나무를 그린 ‘송도 대련’과 8폭으로 된 ‘천강산수도병풍’은 허련의 화풍을 잘 보여준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이번 기증 작품들은 한국 회화사의 공백을 채워줄 회화들이라는 점에서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며 “보존 처리 작업을 마친 뒤 9월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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