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심판” 중국 열받게 한 이 만남…대만 총통 어디로?

美하원의장실 회동 공식 발표
中 강경 대응 경고

美 뉴욕 행사에 참가해 손 흔드는 차이잉원 총통 [로이터 =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LA에서 만난다. 대만 총통과 미 하원의장이 미국 땅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강경대응을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매카시 하원의장 사무실은 “매카시 의장이 5일 미 LA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차이잉원 총통과 초당적 만남을 주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기됐던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만남이 공식화된 것이다.

앞서 차이 총통은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경유해 중미의 수교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 순방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뉴욕을 방문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에 참석한 뒤 순방국으로 떠났으며,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인 오는 5일 로스앤젤레스(LA)를 찾는다.

차이 총통은 앞서 지난달 30일 뉴욕에서 여당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 대표와 회동하기도 했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 일정이 공식화되자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4일 ‘차이 총통의 미국 활동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중국의 접촉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사실상 경고장을 보냈다. 이 신문은 백악관이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하지만, 양측의 공식 접촉은 백악관의 묵인하에 진행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면서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은 미국 권력서열 3위의 매카시 하원의장이 차이 총통을 만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 만남 직후에도 중국이 강력한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 총통을 만났을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만을 완전히 봉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과거 대만 총통과 마찬가지로 차이 총통은 미국을 6번 경유했으며 이는 드문 일이 아니다”면서 “이에 대해 중국이 과잉 반응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군사적 대응을 준비하는 정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중국이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 추측하지 않겠다”면서 “중국에 과잉 반응하지 말 것을 우리는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만 총통부도 4일 성명을 통해 “대만이 민주주의 국가들과 교류하는 것은 2300만명 대만 인민의 권리”라며 “중국은 이번 회동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