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울던 열아홉 시절, 그 역무원 덕에…” 63년 걸린 감사 인사
“제가 19살 소녀이던 시절에…”
얼마 전 강원 태백시 철암역 앞에 도착한 한 통의 편지는 이렇게 시작했다. 무려 63년의 세월이 흘러 돌아온 감사 인사였다.
4일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철암역으로 편지 한 통과 10만원의 통상환증서가 담긴 우편이 발송됐다. 보낸 이는 80대 우모씨. 편지에는 60여년 전 자신에게 도움을 건넨 한 역무원에게 늦은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편지에서 우씨는 “19세 소녀일 당시 태백을 떠나 본가인 경북 예천으로 가야 하는 사정이 있었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당시 어린 나이였던 그는 철암역을 통해 예천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고개를 넘어 역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승차권을 살 돈이 없었고 오도 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철암역에서 근무하던 한 역무원이었다. 우씨는 “역무원의 선행으로 열차를 탈 수 있었다. 때마침 들어오는 열차에 고마움을 표현할 사이 없이 철암역을 떠났다”며 “은혜를 갚지 못한 채 60여년이 흘렀다. 잊지 못할 역무원께 늦게 나마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이같은 사연에 신화섭 한국철도 강원본부장은 “어르신께서 당시 역무원의 친절을 63년 동안 잊지 않고 기억해주심에 감사와 감동을 느낀다”며 “직원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고객 응대에 임할 수 있도록 이 사례를 전파할 계획이다. 더욱 친절한 한국철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철도 강원본부 측은 우씨가 보낸 금액을 철암역 명의의 봉사 성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우씨에게는 감사의 의미를 담은 편지와 선물을 보내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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