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장 탄원서 통했나...동네사우나 매입 제동 걸린 ‘이 사람’ [부동산 라운지]

“사우나, 종교시설로 전용 안돼”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서울 성북구 장위8구역 안에 있는 건물을 사려고 시도했지만 구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4일 성북구청은 사랑제일교회 측에 토지거래를 불허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사랑제일교회는 지난달 16일 장위8구역 안에 있는 한 사우나 건물을 매입하고 싶다며 구청에 토지거래를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당시 사랑제일교회는 사우나 건물을 종교시설로 쓰고자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구청은 해당 사우나 건물은 종교시설로 바꿔 쓸 수 없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부동산거래신고법 취지에 맞지 않다고 본 것이다.

다만 구청이 장위8구역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장위8구역은 2021년 3월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된 후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만든 제도다. 통상 투기 수요가 몰릴 우려가 있는 지역이 뽑힌다.

지난달 사랑제일교회가 건물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장위8구역 주민들은 강력 반발하며 수천 장의 탄원서를 구청에 제출했다.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 지역 건물을 사서 이른바 ‘알박기’를 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실제 사랑제일교회는 장위10구역 조합과 계속 갈등을 겪고 있다. 현재 장위10구역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에 따른 교회 철거를 오랜 기간 반대해왔다. 지난해 보상금 500억 원을 받고 이주하는 데 합의했지만 교회 측은 올해 들어 아파트 2채를 추가로 더 요구하고 나섰다.

앞으로 장위10구역과 사랑제일교회 간 협상은 더욱 난항에 빠질 수도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당초 장위10구역 이전을 고려해 장위8구역 건물을 사려고 했다.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임시 예배 장소를 확보하려 한 것이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근처에 (예배 장소를) 구할 수 밖에 없는데 당장 못 가지 않냐”며 “장위10구역 조합에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대책을 생각해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