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여성 최소 3시간 생존”…‘윗선 의혹’ 부부에 수사 주력

박지영 2023. 4. 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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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납치된 뒤 살해당한 피해자가 납치 이튿날 새벽 3시께까지는 살아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납치된 뒤 3시간 넘게 생존해 있던 것으로, 경찰의 대처가 보다 빨랐다면 피해자 신변에도 영향이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달 29일 밤 11시46분께 강남구에서 납치된 피해자 ㄱ씨가 이튿날 새벽 3시께 대전 대청댐에 도착할 때까지 생존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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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피해자 생존시간 추정되자, 경찰 초동 대처 지적도
여성을 납치 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3명이 긴급 체포된 가운데, 31일 오후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대전 대덕구 대청호 인근 야산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에서 납치된 뒤 살해당한 피해자가 납치 이튿날 새벽 3시께까지는 살아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납치된 뒤 3시간 넘게 생존해 있던 것으로, 경찰의 대처가 보다 빨랐다면 피해자 신변에도 영향이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달 29일 밤 11시46분께 강남구에서 납치된 피해자 ㄱ씨가 이튿날 새벽 3시께 대전 대청댐에 도착할 때까지 생존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연아무개(30)씨와 황아무개(35)씨는 납치 이후 ㄱ씨에 마취제를 맞춘 채 대청댐까지 데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대청댐에 도착한 새벽 3시와 매장 추정 시각인 새벽 6시 사이에 ㄱ씨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경찰은 납치 이후 5시간이 지난 30일 새벽 4시57분에서야 전국 차량 수배시스템에 차량 번호를 입력했다.

경찰은 살인 관련 공범 가능성이 있는 배후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기존에 주범으로 지목돼 구속된 법률사무소 사무장 이아무개(35)씨의 ‘윗선’이라는 공범 진술이 나온 유아무개·황아무개씨 부부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한 데 이어, 계좌 추적을 진행 중이다.

ㄱ씨와 이씨는 유씨 부부와 가상자산(암호화폐) 송사 등으로 얽혀있다. ㄱ씨와 이씨는 부부가 홍보한 ‘퓨리에버’ 코인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다른 투자자들과 부부를 찾아가 공갈 등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씨만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다. 반대로 부부가 ㄱ씨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가 유씨 부부로부터 착수금 수천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반면 현재 이씨와 유씨 부부는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이씨 쪽 변호인 ㄴ씨는 “착수금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씨 쪽은 “ㄱ씨 소개로 이들 부부를 알게 됐고, 이씨가 금전적으로 부부에게 크게 의지하기도 했지만 범행 지시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씨 쪽 변호도 맡은 ㄴ씨는 “지난 1년 6개월간 이씨와 돈을 거래한 적이 없다”며 “사주를 할 이유도 없고 용기도 없다”고 범행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들은 같은 변호인을 통해 각각 경찰 수사와 언론 대응을 하고 있다.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아무개씨 등 3명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납치·살인 사건 배경으로 지목된 ‘퓨리에버’ 코인은 2020년 12월 최고가 1만354원까지 급등했다가 6개월 만에 17원으로 폭락했다. 이씨는 2021년 해당 코인에 9천만원을 투자했다가 8천만원 손실을 봤다고 한다. 퓨리에버 코인을 발행한 회사는 미세먼지 측정기를 개발하는 업체다. 4일 오후 3시 기준 1코인은 6.6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유씨 부부는 다른 가상자산 피해자를 상대로 퓨리에버 영업을 주로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부부를 통해 지인 10여명과 투자해 수억원대 손실을 본 이아무개(52)씨는 “유씨 부부는 다른 코인의 부산 지역 총판이자, 퓨리에버 마케팅 이사라고 했다. 다른 코인으로 입은 손실을 퓨리에버 투자로 만회하라고 권유했다”며 “하지만 며칠 뒤 바로 급락했고 이후 부부는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지막 설거지(세력이 짜놓은 작전에 걸려 손실을 떠안는 것)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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