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브랜드, 로그인 월… 뉴스레터, 플랫폼 전략 실험실로 진화
언론사들이 디지털 플랫폼 전략 차원에서 뉴스레터를 활용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뉴스레터 콘텐츠를 모아 별도 페이지를 만들고, 로그인 전용 콘텐츠로 실험하고, 버티컬 브랜드로 키우려는 움직임들이다.
언론사가 뉴스레터를 플랫폼 전략에 활용하기 위한 선제조건은 자사 웹사이트 내 데이터베이스(DB)화다. 현재 대부분 언론사는 뉴스레터 이메일을 스티비 등 외부 플랫폼을 통해 제작·발송하고 있다. 별도 추출 작업을 거쳐 DB화하지 않으면 지난 레터들은 자사 홈페이지가 아닌 스티비 등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제신문 등 뉴스레터를 주력 디지털 콘텐츠로 삼은 언론사들이 뉴스레터 전용 페이지를 마련해 자사 웹사이트 공간 안 콘텐츠로 재가공한 이유다.
김주성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문장은 “뉴스레터가 스티비 웹페이지에 쌓이는 건 큰 의미가 없고 실제 보여줘야 하는 공간은 한국일보여야 한다는 취지로 2019년 ‘뉴잼’ 론칭 때부터 내부 아카이브에 뉴스레터를 모아놨다”며 “발송한 이메일 모양을 추출하고, 웹페이지에 생성하도록 하는 작업이 번거롭긴 하다. 이 백단 시스템을 언론사에서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점선면’ ‘인스피아’ ‘끼니로그’ ‘플랫레터’ 등 다양한 주제의 뉴스레터를 선보이고 있는 경향신문은 지난달 15일 뉴스레터와 연재 기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섹션 페이지’를 홈페이지에 만들었다. 해당 페이지를 방문하면 뉴스레터 아카이브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는데, 점선면을 제외한 뉴스레터는 ‘회원 전용’으로 로그인 월이 적용된다. 경향신문은 자사 플랫폼 강화 차원에서 게임·퀴즈를 접목한 뉴스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포털 밖에서 유통되는 대표적인 콘텐츠인 뉴스레터가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용균 경향신문 뉴콘텐츠팀장은 “우리가 생산한 콘텐츠 대부분이 포털에서 소비되는데 그렇지 않은 게 뉴스레터”라며 “굉장히 공들이고, 분석해서 만든 콘텐츠인데 어느 정도면 독자들이 로그인을 해서라도 보는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리 없이 실험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국제신문의 뉴스레터 ‘뭐라노’는 자사 홈페이지로 들어오는 “터널 역할”을 한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1월 네이버와 카카오채널 입점에 맞춰 기존 뭐라노 콘텐츠와 페이지를 개편했다. 또 네이버와 다음 뉴스 서비스 하단에 뭐라노 구독 신청을 넣었다. 이 링크를 누르면 뭐라노 소개 페이지로 안내된다. 해당 페이지엔 ‘세줄요약’, ‘에디터스픽’ ‘이거아나’ ‘라노툰’ 등 뭐라노의 다양한 코너가 카테고리별로 정리돼 있다.
장세훈 국제신문 디지털콘텐츠팀장은 “뭐라노 소개 페이지는 구독하기 전 맛보기를 위한 랜딩 페이지 개념이라고 보면 되는데 ‘탈 포털’에 대비하는 모델로도 키우고 있다”며 “뉴스레터는 충성 독자와 자사 홈페이지 트래픽 확보에 도움이 되는데 뭐라노를 하나의 터널로 이용해 포털 의존성을 줄이고 자체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레터를 버티컬 브랜드로 키우려는 언론사도 있다. 한국일보는 자사 뉴스레터 서비스 ‘터치유’ ‘커리업’ 등을 버티컬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별도 버티컬 브랜드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인데 이들 브랜드의 독자 분석과 소통·유통 창구로 뉴스레터를 활용한다. 구독자와의 피드백이 용이한 뉴스레터의 순기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주성 부문장은 “독자 설문조사, 커뮤니티 활동, 콘텐츠 방향 등은 뉴스레터를 통해 조사할 예정이다. 뉴스레터 자체를 계속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뉴스레터를 통해 실험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뉴닉과 같은 미디어는 뉴스레터가 주력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뉴스레터를 통해 자신들의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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