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이 이상했다”...김종민 감독이 떠올린 ‘대역전극’ 4세트[현장인터뷰]

한국도로공사 캣벨(왼쪽)이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을 한 뒤 김종민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에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며 최종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게 되었다. 2023. 4. 4. 김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천=강예진기자] “(박)정아, 투입 안 하려고 했는데...”

한국도로공사는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3)로 흥국생명을 잡고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맞추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챔프전서 1, 2차전을 챙긴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100%의 확률 속 흥국생명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도로공사는 3, 4차전을 내리 챙기면서 포효했다.

경기 후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니 가능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윤정이가 중요한 순간에 공을 오락가락하게 올렸는데, 금방 돌아온 덕에 경기가 잘 풀렸다”고 했다.

4세트 6점차로 처져있었다. 박정아는 8-12에서 전새얀과 교체 아웃돼 잠시 벤치서 휴식을 취했는데, 16-20에서 김 감독은 박정아를 다시 투입했다. 당시를 떠올린 김 감독은 “사실 포기한 상태였다. 점수가 더 벌어지면 정아를 투입 안 하려 했는데, 흐름이 이상해서 넣었다. 20점대로 넘어가면 마지막 세트를 준비하려 했는데, 수비와 반격 과정에 좋았다”고 설명했다.

블로킹은 7-13으로 열세였다. 하지만 화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팀 공격 성공률 40%로, 상대(32%)에 앞섰다. 김 감독은 “홈경기 특성상 어떤 득점을 내냐가 중요하다. 거기서 분위기가 확 바뀐다. 상대도 그 상황에서 우왕좌왕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굉장이 보기 좋았다.

캣벨이 날았다. 30점을 폭발했다. 김 감독은 “초반에는 스윙 리듬이 좋지 않았다. 타점만 잡아서 위에서 때리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에는 본인 역할을 잘했다. 그정도만 해주면 된다. 기복이 심하지만, 오늘 끝내는 상황에서는 최고였다”며 엄지를 세웠다.

0% 확률에 도전한다. 역대 챔프전서 1, 2차전을 내주고도 역스윕으로 우승을 차지 전례는 없다. 김 감독은 “시즌 전 판도도 전문가들이 5, 6위로 우리 순위를 예상했다. 거기서 이변을 일궈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챔프전도 이 상황까지 왔다”면서 “선수들한테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0% 확률에 도전할만하다”고 이야기했다.

변수는 흥국생명의 홈이다. 홈어드벤티지를 무시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삼산체육관에만 가면 주눅 드는 모습이 있다. 그런 분위기도 우리 쪽으로 만들어야 한다. 1, 2차전은 상대에게 쉽게 내줬지만, 김천으로 와서 분위기나 선수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5차전은 재밌을 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