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2억 뺏겨”... 살인 배후의심 부부, 숨진 그녀와 얽힌 소송들
서울 강남구 여성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피해자 A씨의 지인인 황모·유모씨 부부를 이 사건의 배후로 의심하고 수사를 확대 중인 것으로 4일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A씨 납치·살해를 교사하고 실행한 혐의로 3명을 구속한 상태다. 경찰은 구속된 이모(35)씨가 이 부부로부터 40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 자금 추적 등을 통해 그 돈의 성격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부부와 피해자 A씨가 코인 투자로 얽혀 있었고 투자 손실로 인해 민·형사 분쟁을 벌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과 피의자 이씨 변호인 등에 따르면, 황·유씨 부부는 P 코인에 투자하면서 피해자 A씨를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피해자 A씨는 P 코인을 만든 회사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 부부는 2021년 2월쯤 P 코인 시세가 급락하자 1억원가량의 투자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만원대였던 P 코인이 6개월 만에 17원으로 폭락했다는 것이다.
황·유씨 부부와 A씨의 관계가 그해 3월부터 더 꼬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와 피의자 이모씨는 코인 폭락 원인으로 황·유 부부를 지목하고 이들을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에 투숙 중이던 부부를 찾아가 1억9000만원 상당의 코인을 전자지갑에서 이체하는 방식으로 빼앗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이 부부는 A씨와 이씨 등을 특수주거침입,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황·유 부부는 6개월 뒤 A씨를 상대로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코인에 투자한 금액 1억원을 대부분 잃었는데,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A씨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부의 한 지인은 “황·유씨가 애초에 A씨를 통해 P 코인을 처음 알게 되었고 A씨가 판매 홍보도 했기 때문에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 부부를 출국 금지했으나 정식 입건은 하지 않은 상태다. 검거된 범인 일부는 “부부로부터 납치를 위한 착수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지만 이 부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상태라고 한다. 이 부부 측은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지는 것이 맞는다”며 “투자로 돈을 잃었다고 살인을 교사할 동기는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산가라는 사실을 안 이씨가 돈을 빌려달라며 자주 연락해왔지만, 지난 1년 6개월간 이씨와 돈을 거래한 적이 없다”고 했다.
4일 오후 경찰은 이모씨의 아내가 근무하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모씨의 자택과 그가 자주 드나들던 부모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성형외과 압수수색은 A씨를 납치하는 과정에 사용된 마취제의 출처를 확인하는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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