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재계 주도권 탈환 안간힘
탈퇴 4대 그룹 “눈에 띄는 쇄신이 없으면 재가입 어렵다” 고수
윤석열 정부 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보폭을 넓히며 재계 주도권을 다시 쥐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와는 달라진 위상에 대해 전경련은 “정상화”라는 입장이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은 “눈에 띄는 쇄신이 없으면 재가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경련은 4일 ‘한·미 동맹 70년, 2023 한·미 정상회담을 전망하다’라는 주제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함께 웹세미나(웨비나)를 개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엘리엇 강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 차관보가 기조연설을 했고, 빅터 차 CSIS 한국석좌가 좌장을 맡았다. 토론 패널로도 쟁쟁한 인물들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주미대사를 지낸 안호영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와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 이상현 세종연구소장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와 매슈 굿맨 CSIS 부회장, 앤서니 김 헤리티지재단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전경련은 오는 24~2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국내 경제단체를 대표해 경제사절단도 파견한다. 대통령 방미 행사에 전경련이 사절단을 꾸리는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했던 역할을 다시 전경련이 맡게 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경제사절단은 당사국과 경제협의체를 가진 단체가 하는 것”이라며 “미국 상의와 한·미 재계회의를 30년 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경련이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방일 일정에 맞춰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와 주관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 회원사들에 K스포츠·미르 재단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자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추락했던 전경련의 위상이 회복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재계에서는 윤석열 대선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이 취임한 이후 전경련에 힘이 실렸다고 보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해 12월 대통령·경제단체장 만찬과 올해 1월 대통령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 등 주요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 회장직무대행이 취임한 뒤 여권의 대접이 달라졌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취임 일성으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밝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정치적 기반에 기대어 전경련이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재임 기간 중 국내 4대 그룹의 재가입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 임무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신중한 분위기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국정농단을 주도했다는 국민적 인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그냥 들어가면 과거의 나쁜 고리가 부활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완전히 쇄신해 리모델링을 해야만 우리도 다시 들어갈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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