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소요 우려, 뉴욕경찰 3만5000명 출동 대기

선명수 기자 2023. 4. 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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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일 법원 출석
손 흔드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타워로 들어가면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욕시장, 극우 의원 거론 “거짓 선동 말라”…트럼프는 플로리다서 출발 전 “미국이 지옥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재판에 회부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을 앞두고 뉴욕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뉴욕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으로 그의 극렬 지지자들이 소요 사태를 일으킬 것에 대비해 3만5000여명에 이르는 소속 경찰관들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리고 법원과 뉴욕 일대 경비를 강화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경찰은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을 비롯해 전·현직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일으킨 연방의회 난입 사건과 같은 소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 사태 당시 SNS를 통한 선동이 시위대를 자극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뉴욕 맨해튼 검찰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NS를 통해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수 있는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항의하라”고 지지자들을 재차 자극했다. 그는 자신의 ‘성관계 입막음 의혹’의 수사 책임자인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을 겨냥해 “미국을 정말 증오하는 타락한 사이코패스”라고 비난했고, 이후 맨해튼지검에 흰색 가루가 든 봉투가 배달되기도 했다.

“트럼프 가둬라” vs “바이든 체포하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뉴욕 형사법원의 기소인부절차가 진행되기 전날인 3일(현지시간) 그의 자택이 있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앞에서 ‘트럼프를 가둬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반대자(위 사진)와 ‘바이든을 체포하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지지자가 시위를 하고 있다. AP | EPA연합뉴스

뉴욕경찰은 현재까지 위협이 될 만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키샨트 슈얼 뉴욕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뉴욕시로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거나 그 밖의 비정상적인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며 “신빙성 있는 위협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뉴욕에서 항의 시위를 열겠다고 예고한 극우성향 친트럼프 의원을 거론하며 지지자들을 도발하지 말 것을 공개 경고하기도 했다. 애덤스 시장은 “구체적인 위협은 아직 없지만, 거짓 정보와 증오의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으로 잘 알려진 마저리 테일러 그린(공화당 하원의원)과 같은 사람이 이 도시에 온다”면서, 그린 의원을 향해 “여기 있는 동안 최대한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말했다. 애덤스 시장은 “내일(4일) 우리 도시로 올 생각을 하는 선동꾼이 있다면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간단하다. 자제하라”면서 “뉴욕은 우리의 집이지, 당신들의 잘못된 분노를 위한 놀이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으로 인한 폭력시위 등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나는 뉴욕경찰을 믿는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플로리다에서 전용기를 타고 뉴욕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타워에서 1박을 한 뒤 4일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맨해튼 법원에 출석한다. 그는 출발 직전 자신의 SNS에 “마녀사냥,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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