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거부권 행사…“농민 볼모로 정쟁”
[KBS 광주] [앵커]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로 시행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쌀값 폭락 이후 지금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 여야가 농업 문제를 정쟁화하면서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청 민원실 앞 도로를 트럭 여러 대가 막아서고 농민들은 굳은 표정으로 현수막을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자 곧바로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겁니다.
농민들은 농업 생존권과 식량 안보가 걸린 문제를 정쟁화한 결정이라며 규탄했습니다.
["주식인 쌀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만들어 버린 오늘 대통령 거부권으로 우리 농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농민을 위한 정부가 아님을 분명히 확인하였다."]
지난해 4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산지 쌀값.
생산비까지 치솟으며 논벼 순수익은 전년 대비 37%까지 줄었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게 골자인데, 정부는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이 들고, 국회가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농민들은 쌀값이 떨어지던 당시 정부가 제때 시장 격리에 나서지 않아 폭락을 불러왔고, 또 해마다 수입 쌀에만 5천억 원 상당을 들이는 상황에서 양곡관리법 거부는 식량 주권과 농업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합니다.
[이무진/해남군 농민회장 : "수급 조절만 충분히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돈이 시장 격리 예산인데 이것이 마치 매년 들어가는 예산인 양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해남에 이어 광주와 전남 지역 농민회도 속속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이번 사태로 인한 파장은 계속해서 확산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여성 직원은 귀가”…산불 비상 소집에 성차별 논란
- [제보K] “공동사업 하자더니 아이디어 베껴”…카카오 “사실무근”
- 산불 와중에 도지사가 골프연습장에 술자리에 ‘빈축’
- ‘국민 간식’ 가격은 일제히↑…시민 체감 물가는 안 꺾인다
- 시속 80km 택시 안에서…막무가내로 기사 폭행
- 전입신고 때 ‘실물 신분증’ 확인…‘몰래전입 피해’ 막을까?
- 동서식품, 일부 커피 믹스 제품 회수…식약처 “이물질 확인”
- ‘강남 납치살해’…경찰, 자금 흐름으로 ‘배후’ 추적
- ‘단비’에 한숨 돌린 산불…기후변화로 ‘다발·대형화’ 뚜렷
- 2030부산 엑스포 실사 시작…‘자발적’ 시민 열기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