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긴급 대피…“사흘째 집에 못가”
[KBS 대전] [앵커]
이번 산불로 긴급 대피한 마을 주민들은 사흘째 대피소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당장 생계도 막막한 상황입니다.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시뻘건 불길이 끝없이 치솟습니다.
밤사이 곳곳에서 되살아난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또다시 삽시간에 번진겁니다.
["마을로 내려오고 있어. 마을로. 바람이 심해서."]
두 개 마을 주민 70여 명이 황급히 인근 학교 체육관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김미자/홍성군 서부면 : "불이 날아서 그런가 연기가 조금 나더니 확 번져버리는 거야. 아이고 무서워서. 그러니까 건너온거야, 불씨가."]
사흘째 대피소 생활 중인 주민들도 여전히 놀란 가슴에 밤낮없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춘자/홍성군 서부면 : "심장이 막 두근두근하고, 얼마나 떨었는지. (밖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집도 집이지만 생계도 막막하긴 마찬가지.
30년 동안 돼지를 키워온 한 축산농민은 이번 불로 돼지 860마리를 잃었습니다.
[함수일/홍성군 서부면 : "개인적으로 (피해액) 집계를 한 3억 5천 정도... 돈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막막하고 힘이 드네요."]
또 다른 축산농가에서는 직접 농사지은 1톤 분량의 소먹이가 모두 불에 탔습니다.
[오창영/홍성군 서부면 : "수단그라스라고 있어요. 이렇게 말아놨는데 그냥 타버렸어요. 구멍만 뚫어지면 요만한 구멍에 공기만 들어가도 썩는 거거든요."]
산 밑에 자리 잡은 모텔은 큰 불길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복구할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임명순/모텔 주인 : "나무로 모텔이 돼 있잖아요.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붙는다고요. 그러니까 겁이 나죠.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삶의 터전.
빠른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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