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고 장구친 이정현의 울산 침공···캐롯, 현대모비스 꺾고 PO 승부 1승1패 원점

윤은용 기자 2023. 4. 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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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캐롯 이정현이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슛을 하고 있다. KBL 제공



김승기 고양 캐롯 감독은 지난달 31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나 “전성현은 1~2차전을 못 나올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에이스인 전성현의 이탈은 캐롯에 있어 큰 타격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이 꺼낸 이름은 다름아닌 2년차 가드 이정현(24)이었다. 이번 시즌 괄목할 성장세를 보인 이정현은 전성현, 디드릭 로슨과 함께 캐롯의 핵심 선수로 올라섰다. 김 감독은 “40분을 다 뛰어줘야 한다. 이정현을 들들 볶겠다. 볶으면 뭐가 나올게 있는 선수다”라며 이정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캐롯은 1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71-86으로 완패했다. 이정현은 21점을 넣었지만, 3점슛은 8개를 던져 한 개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하고 나선 2차전은 달랐다. 그야말로 이정현의 ‘울산 침공’이었다.

이정현은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 2차전에서 38분36초를 뛰며 3점슛 4개 포함 34점을 몰아 넣는 맹활약을 펼쳤다. 캐롯도 이정현과 디드릭 로슨(23점·16리바운드)을 앞세워 86-79로 승리하고 창단 첫 플레이오프 승리를 신고함과 동시에 시리즈를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5전3선승제로 열린 역대 10번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패배 후 2차전을 이긴 팀이 4강에 진출한 것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두 팀의 3차전은 6일 캐롯의 홈인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현대모비스가 서명진(16점·7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1쿼터를 24-15로 앞설 때만 하더라도 현대모비스의 우세가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1쿼터 3점에 그친 이정현이 2쿼터 7점, 3쿼터 9점을 몰아치면서 승부를 안개속으로 끌고 갔다.

이정현의 활약은 4쿼터에서 절정에 달했다. 무려 15점을 올리면서 캐롯을 이끌었다. 특히 종료 4분여를 남기고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의 턴오버를 유도했고, 이것이 로슨의 3점슛으로 이어지면서 캐롯이 73-72로 경기를 뒤집었다. 또 종료 2분39초를 남기고 77-75의 긴박한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미들슛과 자유투 1득점을 연속으로 올려 순식간에 차이를 5점차로 벌렸다. 그리고 종료 32.2초를 남기고는 환상적인 골밑 돌파로 다시 2점을 보태 86-79를 만들며 쐐기를 박았다. 현대모비스는 캐롯에 역전을 허용한 뒤에도 추격전을 이어갔으나 최진수와 프림이 5반칙 퇴장을 당하는 등 자멸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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