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판’ 앞둔 폭풍전야 뉴욕, 트럼프 측 “판사 앞에서 ‘무죄’ 외칠 것”

4일 현지시각, 美 맨해튼 형사법원서 첫 심리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형사 재판
판사 앞에서 “무죄(Not guilty)” 외칠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사건 심리가 4일(현지 시각) 시작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현지 시각 오후 2시 15분(한국시간 5일 오전 3시 15분) 열린다.

이번 심리는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재판대에 서는 재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 직접 출두하는 첫 심리를 하루 앞둔 3일 뉴욕 맨해튼 자택인 트럼프타워에 도착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앞서 맨해튼 대배심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건네며 회계문건을 조작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난달 30일 기소했다. / 연합뉴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타워 펜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4일 아침 자동차 퍼레이드를 연출하며 법원까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오전 11시쯤 맨해튼 지검에 도착해 지문을 찍고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한다. 이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측 변호사는 CNN방송에 치안상 이유로 공개적으로 포토 라인이 설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갑을 차지 않고 보안 요원 옆에 설 예정이다. 오후 2시 15분에는 이날 본행사인 기소 인부(認否) 절차가 시작된다.

기소 인부 절차는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앞서 맨해튼 대배심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 배우와의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건네며 회계 문건을 조작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지난달 30일 결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법원 출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로 어떤 혐의를 받는지도 구체적으로 밝혀진다. 공소사실을 적시한 공소장은 피고인이 처음으로 법정에 출두하는 인부 심리 때 공개된다.

트럼프 측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안 머천 판사 앞에 서게 되며, 자신에게 지목된 혐의에 대해 “무죄”(Not guilty)를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소 인부 절차는 15∼30분이 걸리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미 법조계는 예상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3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절차 하루 전인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을 떠나 뉴욕에 도착했다. / AFP·연합뉴스

폭풍전야인 3일 오후 5시 현재 법원 앞에서는 취재진이 밤샘 대기에 돌입했다. 4일 아침 8시부터 배포될 것으로 보이는 방청권을 따내려 주요 매체 취재진 50여명이 줄서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오후 법원 일정이 모두 끝나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간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그는 이날 법원을 빠져나오면서 정문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15분 마러라고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검찰의 수사와 이번 기소가 자신을 겨냥한 집권 민주당의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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