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 을숙도서 큰고니 방생한 엑스포실사단 “드디어 친구를 찾았군요”

부산=김화영 기자 2023. 4. 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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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친구를 찾았군요(finally found friend)."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한 위원은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에서 열린 조류 방생 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부상 입은 큰고니가 생태공원 내 부산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마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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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친구를 찾았군요(finally found friend).”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한 위원은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에서 열린 조류 방생 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부상 입은 큰고니가 생태공원 내 부산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마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이 습지에는 2013년부터 다른 큰고니 1마리가 살고 있다. 2009년 3월 왼쪽 날개가 절단돼 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다가 습지가 조성된 2013년 이곳에 방생됐다. 그러나 날지 못하는 까닭에 10년째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것. BIE 실사단의 한 위원은 이 같은 사연을 듣고 ‘2마리의 큰고니가 서로 친구가 되겠다’는 취지에서 “친구를 찾았군요”라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김용우 수의사(40)는 “ 모든 참가자들이 손뼉을 치며 흐뭇하게 웃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의 김용우 수의사가 4일 오후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조류 방생행사했던 습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이날 조류 방생행사는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약 100m 떨어져 있는 담수습지에서 열렸다. 이 습지는 낙동강과 연결되지 않은 약 1만6000㎡(4840평) 규모로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되고 생태 환경이 좋아 ‘겨울 철새의 천국’으로 알려졌다. 야생동물치료센터는 다친 조류를 치료하고 이곳에서 풀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다. 또 치료는 끝났지만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날지 못하는 새도 이곳에 풀어 지내도록 한다. 하루 1회 사료 등의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방생행사는 5분에 걸쳐 진행됐다. 야생동물치료센터는 실사단의 위원에게 이 습지의 유래와 서식하는 개체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위원이 방생에 직접 참여하도록 방생법도 교육했다. 5명의 위원이 각기 다른 케이지의 문을 열자, 황조롱이와 말똥가리 같은 작은 크기의 새는 곧바로 날아올라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큰고니는 날지 못하고 뒤뚱거리면서 습지로 걸어 들어갔다고 한다.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의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 인근에 치료를 끝낸 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습지가 있다.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날지 못하는 새는 이곳에서 오래 머물고 있다. 습지 중앙의 새는 4일 방생된 큰고니이며, 헤엄치고 있는 큰고니는 2013년 방생된 뒤 10년째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김 수의사는 “4일 방생된 큰고니는 올해 2월 양쪽 날개를 다친 뒤 다른 지역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치료받고 1달 전쯤 서식환경이 좋은 우리 센터로 왔다”며 “이 고니가 빨리 회복해 자연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두 고니가 오래 이 습지에서 함께 지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야생동물치료센터에는 현재 부상입은 64마리의 야생동물이 치료 중이다. 90% 이상이 조류이며, 나머지가 포유류와 파충류 등으로 알려졌다.

4일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 내 담수습지(대체서식지) 입구에 2013년부터 이곳에 살고 있는 큰고니에 대해 안내돼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정부와 부산시, 엑스포유치위원회는 철새 도래지 을숙도생태공원을 실사단의 첫 부산 방문지로 정했다. 자연친화적인 엑스포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을숙도는 1970년대까지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로 불렸다. 하지만 산업화와 도시 개발 과정에서 1980년대부터 생태계가 크게 훼손됐다. 1990년대에는 해양 분뇨처리장과 쓰레기 매립장까지 들어서며 혐오 지역이 됐다.

하지만 “생태계를 복원하라”는 시민들의 요구 속에 1994년 쓰레기 매립장을 이전하고, 2000년대부터 철새 서식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됐다. 흙더미와 파밭 등을 걷어내고 습지와 생태탐방로 등을 설치됐다.

이후 철새들이 다시 섬을 찾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07년 낙동강하구에코센터가 완공되고, 야생동물치료센터가 생기면서 부상당한 철새들을 치유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이 추가됐다. 2009~2012년 총 37만5000㎡(약 11만4000평) 규모의 생태공원도 조성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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