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억력 좋아지는 음료수’라며 고등학생들에게 마약 건넨 일당 추적
경찰이 ‘기억력이 좋아지는 음료수’라며 마약이 든 액체를 고등학생들에게 건넨 뒤 이를 빌미로 부모를 협박한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4일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수를 준 4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오후 6시쯤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기억력 상승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를 개발했다며 고등학생을 상대로 음료 시음 행사를 열었다.
이들 일당은 고교생들이 음료수를 마시자 “구매 의향을 조사하는 데 필요하다”며 부모의 전화번호를 요구했다. 이후 부모에게 연락해 “협조하지 않으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것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는 강남 지역 학원에 다니는 고교생 2명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생들의 부모로부터 신고를 받은 강남경찰서와 수서경찰서는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음료엔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가 담겨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수병에는 도용한 것으로 보이는 유명 제약사의 상호와 함께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메가 ADHD’라고 적혀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피해 사례가 있으면 112에 신고해달라”며 “수상한 사람이 건네는 사진상의 ‘메가 ADHD’ 상표 음료를 마시지 않도록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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