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날도 지인과 식사 하셨는데…” 故현미 비보에 추모 물결

문지연 기자 2023. 4. 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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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현미. /뉴스1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가 4일 오전 85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별세하자 연예계에서는 후배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경찰에 따르면 현미는 이날 오전 서울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후 팬클럽 회장 김모씨의 신고로 오전 10시10분쯤 중앙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도착 전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인의 지병 여부와 신고자인 김씨, 유족 등을 조사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는 침통함에 빠졌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뉴스1과 연합뉴스에 “지병이 있으신 건 아니었다. 어제저녁에도 지인과 식사를 하셨다더라”며 “목소리도 크시고 건강하셔서 100세 이상까지도 끄떡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다들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데뷔할 때 이미 대선배이셨던 분이다. 후배들에게 권위를 세우지 않고 벽 없이 친구처럼 대해주셨던 분”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50여년 세월 현미를 친언니처럼 따랐다는 가수 정훈희도 “갑자기 떠나셔서 너무 황망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언제쯤 언니처럼 노래할 수 있을까’라고 꿈에 젖었던 때가 있었다. 해외 가요제 나갈 때는 언니가 한복도 직접 챙겨 보내주고 조언도 해줬다”며 어린 나이 데뷔해 낯선 연예계에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모두 현미 덕분이라고 말했다.

가수 김수찬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현미 사진을 올리고 “항상 ‘우리 예쁜 수찬이 예쁜 수찬이’ 하셨던 현미 선생님. ‘무대 오르내리실 때 잡아주는 거, 밥 챙겨주는 거 수찬이 밖에 없다’며 항상 고맙다고 하셨다”며 “제대하고 꼭 다시 뵙고 싶었는데 그곳에선 꼭 더 행복하세요”라고 애도했다.

고(故) 현미의 조카인 가수 노사연과 배우 한상진. /뉴스1

현미의 조카인 가수 노사연과 배우 한상진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노사연은 채널E 예능프로그램 녹화 도중 이모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촬영을 마치고 곧장 빈소로 향하려 했지만, 아직 빈소가 마련되지 않았고 고인의 두 아들이 미국에서 귀국한 뒤 빈소가 정해지면 함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머물던 한상진은 긴급하게 귀국 중이다. 그는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이모가 어제까지 정정하셨다고 한다. 건강하게 지방 공연도 다녀오셨는데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셨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러면서 “혼자 사시는 이모가 쓰러져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도 했다.

한편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1세대 실향민 가수로 1957년 미8군 무대를 통해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용수로 시작했지만 스케줄을 갑자기 펑크낸 다른 가수 대신 노래를 부른 일을 계기로 가수가 됐다. 1962년 ‘밤안개’로 인기를 끌었고 작곡가인 남편 이봉조와 함께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몽땅 내 사랑’ 등을 히트시켰다. 자녀로는 두 아들이 있으며 모두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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