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의 다시보기] 한 총리가 말한 '돌덩이'…치운 게 아니라 옮긴 겁니다

박성태 기자 2023. 4. 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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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안에 대한 한덕수 총리의 말,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한 번의 회담을 통해서 모든 게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고, 이제 그러한 돌덩이를 치운 노력을 토대로 해서…]

바로 돌덩이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물론 피해자나 피해자의 권리를 돌덩이라 하진 않았겠죠.

돌덩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현 정부가 얼마나 부담스러워했는지 알 수 있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그러면 잘 풀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안 해법을 내놓으면서 돌덩이를 치웠겠지만 정작 그 돌덩이는 그대로 피해자들, 그리고 해법이 굴욕적이라고 느끼는 일부 국민들 가슴속으로 왔습니다.

조금 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돌덩이는 정부에서 피해자와 많은 국민 가슴속으로 이동했습니다.

돌덩이는 치워진 게 아니고 사실은 옮겨진 것이고 보기에 따라서 작지만, 훨씬 많아졌을지도 모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

드라마 '더 글로리'입니다.

그 중에 눈길을 끈 건 김선생님이 동은이에게 한 말.

"친구끼리 장난 좀 친 거가지고 신고를 해?"
-넷플릭스 '더 글로리'

대부분 폭력의 주변인들은 외면하거나, 피해자가 가만히 있기를 원합니다.

왜? 그러면 조용하니까.

다만, 그럴수록 피해자의 가슴 속 돌덩이는 계속 커질 뿐입니다.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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