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박세혁 'FA 포수 한판승부', 첫 대결은 '선배'의 판정승 [잠실 현장]

잠실=양정웅 기자 2023. 4. 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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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이 운명의 장난처럼 지난 겨울 행선지가 엇갈렸다.

정규시즌에서 처음 만난 양의지(36·두산)와 박세혁(33·NC)이 잠실에서 한판승부를 펼쳤다.

2019년에는 박세혁의 두산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했고, 2020년에는 반대로 양의지의 NC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는 NC와 두산이 맞붙었는데, 양의지가 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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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잠실=양정웅 기자]
두산 양의지. /사진=뉴스1
NC 박세혁. /사진=뉴스1
[잠실=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한때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이 운명의 장난처럼 지난 겨울 행선지가 엇갈렸다. 정규시즌에서 처음 만난 양의지(36·두산)와 박세혁(33·NC)이 잠실에서 한판승부를 펼쳤다.

두산 베어스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시즌 2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양의지와 박세혁의 FA(프리에이전트) 포수 맞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에서 함께 안방을 지켰던 두 선수는 양의지가 2019시즌을 앞두고 NC로 이적하면서 경쟁자가 됐다.

2019년에는 박세혁의 두산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했고, 2020년에는 반대로 양의지의 NC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는 NC와 두산이 맞붙었는데, 양의지가 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그리고 양의지와 박세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이 엇갈리고 말았다. 포수력 보강을 노리던 두산이 양의지와 최대 6년 152억 원에 계약을 맺으며 친정 복귀를 이끌어냈다. 주전 포수를 잃은 NC는 양의지 영입의 유탄을 맞은 박세혁과 4년 최대 46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두 선수는 팀 이적과는 별개로 서로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양의지는 입단식에서 "뜻하지 않게 제가 두산으로 돌아오면서 세혁이가 NC로 가게 됐다. 동생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세혁 역시 "의지 형한테 먼저 축하한다고 말씀드렸고, 며칠 뒤 NC와 계약하면서 (양의지가) 먼저 축하한다고 연락줬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전 강인권 NC 감독은 양의지와 첫 맞대결을 펼치는 느낌에 대해 "우리랑 할 때는 좀 살살 했으면 좋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양의지 선수가 가진 게 있으니 분명히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두산 아닌 팀에서 잠실 경기를 펼치게 된 박세혁도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두산을 만났을 때 투수가 (라울) 알칸타라더라. 청백전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집중하면 역효과가 나니까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1회 초 2번 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온 박세혁은 두산 팬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팬들 역시 박수로 과거 주전 안방마님을 반겼다. 박세혁은 양의지와도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NC 박세혁.
두 선수 모두 수비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양의지는 투수 곽빈과 배터리를 이루며 7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박세혁 역시 7회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5회에는 지난해 2군에서 34도루를 기록한 발 빠른 이유찬의 2루 도루 시도를 저지했다.

그러나 결국 승자는 양의지였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8회 말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그는 다음 타자 김인태의 중견수 옆 2루타로 3루까지 갔다. 이 과정에서 중견수 한석현이 공을 한번 더듬은 것을 놓치지 않고 홈까지 내달려 득점을 올렸다. 발이 빠른 편이 아닌 양의지였지만 한번에 세 베이스를 진루했다.

9회 초 NC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면서 두산과 양의지는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박세혁은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친정팀을 상대로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두산 양의지.

잠실=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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