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보다 악몽같은 대피소…장애인 지원 엉망

정재훈 2023. 4. 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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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길이 민가까지 내려오면서 주민들은 몸을 피하느라 애를 먹었죠.

특히 50시간 넘게 타들어간 대전과 금산 쪽엔 장애인 관련 시설과 병원만 10곳이 몰려있습니다.

수백 명이 한꺼번에 좁은 장소로 대피하면서 치료는 커녕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정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과 금산 산불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대피소입니다.

장애인 관련 시설과 병원에서 대피한 5백여 명이 머물고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 몸만 빠져나온 장애인들이 몰리면서 3층짜리 복지관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사흘째 씻지도 못한 채 한데 모여 생활하다 보니 감염병 걱정이 큽니다.

[A 장애인시설 간호팀장/음성변조 : "고령이신 분들이 보시다시피 고열이 나서 타미플루 처방을 해도 열이 안 떨어져서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의료지원이 잘 안 되고 있어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에는 의료지원반이 상주하고, 장애인 등 구호 약자는 병원급 의료시설에서 머물도록 지침이 마련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대전시 관계자/음성변조 : "장애 유형에 맞게 편의시설을 갖춘 (대피) 시설이 필요한 건 맞는데요. 거기에 따른 명확한 시설을 지정하거나 이런 부분이 현재는 없기 때문에…."]

심지어 대피 후 네 끼 연속 미역국과 밥만 제공됐습니다.

식탁도 없어 맨바닥에 밥그릇이 놓였고 유일한 반찬인 김치가 모자라 한 숟가락씩 나눠 먹어야 했습니다.

추가 대피소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일부 장애인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B 장애인시설 재활교사/음성변조 : "좁은 공간 안에 있다 보니까 자해를, 예를 들어서 본인을 때리는 자해를 한다거나 바닥에 박치기하는 행동을 하고요."]

재난 상황에서 최우선으로 지원 받아야 할 구호 약자이지만 지난 사흘, 산불보다 더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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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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