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창비어린이' 20주년…우리 동시의 내일

전하연 작가 2023. 4. 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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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2003년에 첫 선을 보인 아동문학 전문 비평지, '창비어린이'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해 나온 특집호는, 특히 우리 동시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하고 있는데요.


아동문학평론가 김제곤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먼저 시청자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저는 아동문학 평론을 하고 있고요.


계간 '창비어린이'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반갑습니다. 


이번에 스무살이 된 '창비어린이' 어떤 잡지입니까?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네, 창비어린이는 창비에서 발간하는 아동문학 관련 비평지입니다. 


창비 뒤에 붙은 어린이라는 재호는 1923년 방정환 선생이 창간하신 '어린이'지의 정신을 잇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아동문학 평론과 그다음에 다양한 어린이책에 대한 서평 그다음에 동시, 동화, 청소년 소설 같은 창작물 그다음에 어린이와 관련된 교육담론이라든가 사회 담론도 같이 싣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동문학과 관련한 상당히 역사적인 문예지입니다. 


이번 기념호에서는 동시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네, 저희가 이제 '창비어린이' 창간한 지가 20주년이 됐어요, 올해.


그래서 1년 동안 특집을 계속 다뤄보자.


그래서 동시-동화-청소년 소설-그림책 순서로 저희가 계간지이기 때문에 네 번에 걸쳐서 계속 특집으로 마련할 예정이거든요. 


첫 번째 기획으로 동시, 이렇게 잡힌 것인데요. 


사실은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겠습니다. 


동시가 상당히 역동적인 변화를 거쳤어요, 지난 20년 동안.


그리고 또 발전 가능성도 그런 어떤 기대를 갖게 하는 장르고요, 그런 점에서 동시를 택하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역동적인 발전을 거쳐온 우리 동시, 그렇다면 지난 20년 동안 우리 동시가 어떻게 변화되었다고 보십니까?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2000년대 초반 저희가 아동문학의 새로운 부흥기가 왔다, 이런 말들을 했거든요. 


새로운 어떤 굵직한 동화 작품들이 많이 생산이 됐죠. 


가령 아시다시피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든가 또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든가 이런 그 좋은 작품들이 나와서 독자들이 환호했는데 상대적으로 동시는 조금 뭔가 위축된 그런 장르였거든요. 


그런데 이제 2005년쯤에 그 동시단에 새로운 시인들이 유입이 되면서 새로운 작품들을 써냈어요. 


새로운 어떤 언어 감각이라든가 상상력을 가지고 그래서 거기에 독자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동시 전문지도 한 종도 없었는데 창간이 됐고 그다음에 비평도 활성화가 됐고 그래서 그런 어떤 선순환의 흐름을 잘 탔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2005년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특히 2005년에 시작된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에 주목을 하셨습니다. 


동시가 비약적으로 도약한 어떤 계기로 꼽으셨다고요?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최승호의 동시 중에 '도롱뇽'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제가 한번 읊어보겠습니다. 


"도롱뇽 노래를 만들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들어보세요. 도롱뇽 레롱뇽 미롱뇽 파롱뇽" 뭐 이렇게 나가는 동시거든요.

얼핏 보면 이것이 말장난처럼 이렇게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저는 말의 어떤 소리가 갖고 있는 어떤 즐거움 또 어떤 시가 주는 어떤 재미, 이 시가 그런 것을 담고 있지 않나 이렇게 봤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2000년대 중반부터 우리 독자들이 사실은 갈구했던 어떤 그런 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 호응하는 것이 말놀이 동시였죠.


서현아 앵커 

네, 도롱뇽, 참 재미있는 동시네요. 


그렇다면 동시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뭘까요?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아무래도 물론 새로운 시인들이 새로운 작품을 쓴 어떤 까닭도 있지만 저는 동시 독자들이 그런 어떤 새로운 분위기의 동시를 갈망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물론 다 그랬던 건 아니죠. 


물론 좋은 작품도 있었는데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그 동시가 뭔가 좀 동어 반복적이고 좀 상투적이고 그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동시 속에 들어 있는 어떤 어린이 상이라든가 또 시인 자신이 상정하는 독자로서의 어린이가 굉장히 좀 획일적인 그런 면모가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 어떤 획일적인 것 혹은 천편일률적인 것을 깨뜨리면서 우리 동시에 변화가 생겼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새로운 어린이관을 모색하게 되는 데 의미가 있다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동시를 보는 우리의 관점은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요?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많이 어떤 인식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아직도 통념이라는 것이 어린이라는 존재를 천사처럼 보호해야 할 존재 이렇게 보거나 순수한 존재로만 보거나 혹은 어린이를 마치 열등한 존재 그러니까 어떤 미달한, 어디에 미달한 그런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 두 가지 관점이 저는 다 그릇됐다고 봅니다. 


아동문학가이신 이오덕 선생이 생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린이를 올려다 보지도 말고 내려다보지도 말아라, 같은 인간으로 보자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인간으로 볼 때 저는 0세부터 100세까지 있는 것이 저는 동시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린이만 있는 것이 동시가 아니고 그래서 진정한 어떤 인간을 위한 문학이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올려다보지도 말고 내려다보지도 말고 어린이를 나와 같은 한 인간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좋은 동시는 어떤 작품이라고 보십니까?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좀 어려운 질문을 주셨는데요. 


저는 가장 1차적으로는 동시가 일단 즐겁고 재미있어야 되겠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어떤 새로운 발견의 어떤 그런 것이 있는, 그러니까 스쳐 지나가는 것 중에도 시적인 어떤 발견을 시인들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 어떤 발견의 기쁨을 줄 수 있는 동시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 들자면 말이 좋은 동시는 일단은, 상당히 말을 잘 어떻게 골라 쓴다고 할까요, 뭐랄까 말을 함부로 다루지 않습니다, 좋은 동시는.


그래서 신선하면서도 뭔가 친근감이 느껴지고 또 새로우면서도 뭔가 잊히지 않는 그 어떤 깨끗하면서도 인상적인 그런 어떤 말로 된 시가 좋은 동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동안 좋은 동시 참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요. 


시청자들과 가장 나누고 싶은 동시는 어떤 작품입니까?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제가 좋아하는 동시도 여럿이고 또 좋아하는 작품도 많은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2010년에 송찬호라는 시인이 발표했던 저녁별이라는 시를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송찬호 시인의 저녁별, 그런데 간혹 시를 어려워하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동시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그것도 좀 어려운 문제이기는 한데요. 


볼거리가 많고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동시뿐만 아니라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시와 어린이를 매개할 수 있는 어른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교사나 학부모의 몫이 큰 것이죠. 


저는 시를 가르친다고 했을 때 가르친다에 너무 방점을 찍다 보면 자꾸 어떤 정답을 먼저 제시하려는 그런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답을 주기보다 시의 전부가 아니더라도 시의 어떤 일부분이라도 그 부분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아이들한테.


그래서 그런 질문을 아이 스스로 생각해서 자기의 답을 얘기하면서 시에 접근할 수 있게 이런 방법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서현아 앵커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면서 자기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그렇다면 선생님께 동시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글쎄요.


제가 사실은 저도 교사 생활을 오랫동안 했고요.


교사 생활을 하면서 더 동시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교과서 동시도 좋지만 교과서 동시보다 더 좋은 동시가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동시를 차츰차츰 알게 되고 좋은 동시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는데 저는 그 동시야말로 단순 소박한 듯하면서도 상당히 품이 넓은 문학 장르다.


그러니까 보기에는 굉장히 작은 그릇 같은데 거기에 담지 못할 소재가 없는 그런 장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께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김제곤 / 아동문학평론가 

근래 들어서 우리 동화 또 청소년 소설, 그림책이 해외에서까지 호평을 받고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특히 그림책에서 아주 큰 상을 받고 하는 시대가 됐죠. 


그런데 저는 좀 안타까운 것이 동시가 번역이 좀 어려워서 그렇지 사실은 훌륭한 작품이 많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우리 독자분들께서 부모님들이나 어린이 독자들이 동시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어린이의 시선을 통해서 세상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동시에 매력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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