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JP모건 CEO의 예언 "은행 위기 더 길게 지속될 것"

오현우 2023. 4. 4. 20: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은 당국의 느슨한 규제에 의해 키워졌다. 은행 위기에 앞서 미 중앙은행(Fed)의 검증도 없었다. 월가가 위험을 알아챌 때까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었다."

이날 다이먼 CEO는 JP모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챗GPT에 관한 회사의 전략을 밝히고 은행 위기와 자본 규제에 대해 논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일 주주 연례서한서 규제 당국 비판
"규제는 느슨했고 검증도 없어"
명확한 규제가 없으면 불확실성 해소 안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은 당국의 느슨한 규제에 의해 키워졌다. 은행 위기에 앞서 미 중앙은행(Fed)의 검증도 없었다. 월가가 위험을 알아챌 때까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주주 연례 서한을 통해 지난달 미국에서 불거진 SVB 파산 사태를 이렇게 총평했다. 중소은행을 중심으로 무보험 예금 규모가 확대되는 동안 당국이 선행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이날 다이먼 CEO는 JP모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챗GPT에 관한 회사의 전략을 밝히고 은행 위기와 자본 규제에 대해 논평했다. 다이먼 CEO는 2005년부터 JP모간의 CEO로 재임 중이다. 그가 매년 내놓는 주주 연례 서한은 월가에서 '미래 예언서'로 통한다.

다이먼 CEO는 규제 당국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사실상 당국이 은행에 국채 투자를 하도록 장려했다"며 "지금까지 미 중앙은행(Fed) 등 규제 당국은 풍부한 유동성을 보증 삼아 은행에 낮은 자본 확충 요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나쁜 것은 금리가 급격히 치솟는 동안 Fed는 은행에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개입하며 SVB 사태가 진화됐지만, 다이먼 CEO는 여전히 위기의 불씨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 침체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시장을 휘감은 불안감이 다른 은행을 압박해 신용 경색을 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이먼 CEO는 은행이 겪는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선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했다. 불규칙한 스트레스 테스트 일정과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은행을 더 보수적으로 바꿔놓는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은행이 대출 조건을 더 강화해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그림자 금융에 대해서 다이먼 CEO는 경계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림자 금융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비(非)은행 금융회사나 금융상품을 뜻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가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상품이다.

모기지, 신용카드 등의 분야에서 그림자 금융업체와 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다이먼 CEO는 "비은행 금융기관이 과연 고객에게 제때 신용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대부분의 비은행 금융기관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