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K] 빨라진 봄꽃 개화, 전북 기후위기 영향은?
[KBS 전주][캐스터]
4월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벚꽃이 활짝 피었는데요,
벌써 꽃이 지면서 푸릇한 잎이 보이는 벚나무도 있습니다.
올해 벚꽃, 피어도 너무 빨리 피었는데요,
전주는 지난해보다 8일 먼저 피었습니다.
평년과 비교하면 12일 빨리 핀 건데요,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1921년 관측 이래 역대 두 번째 빠른 겁니다.
첫 번째는 2021년이었는데, 평년 대비 16일 가량 일찍 폈습니다.
벚꽃 뿐만이 아닙니다.
복숭아와 배꽃 역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각각 7일과 8일씩 일찍 개화했습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는 평년보다 한달 가량이나 이르게 폈고, 개나리와 진달래도 서둘러 꽃을 피웠습니다.
이렇게 봄꽃이 빨리 피는 이유, 기후 위기때문인데요,
올해 전북 지역 2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0.9도, 3월은 3.1 도 높았습니다.
3월 한 달 일조량은 평년보다 37시간 가량 길었습니다.
벚꽃 개화가 가장 빨랐던 2021년에는 전북 지역 평균 기온이 13.4도,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높아진 기온과 길어진 일조 시간이 봄꽃 개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봄꽃이 빨리 피면서 벌꿀 생산에도 빨간불이 켜졌는데요.
꽃이 빨리 핀 만큼 빨리 져서 뒤늦게 나온 꿀벌의 먹이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꽃이 피는 시기와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이 나오는 시기가 달라지면서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정종국/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일단 식물과 곤충, 특히 꿀벌류와 같은 화분 매개 곤충의 관계가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진화를 거듭한 결과물인데, 식물의 개화가 너무 빨라지게 되면 곤충이 여기에 적응하지 못해서 결국엔 둘의 관계가 깨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60년쯤 뒤엔 일부 지역에서는 2월에 벚꽃이 필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꽃의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 빨라진 봄꽃 개화가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입니다.
[앵커]
이슈K 시간입니다.
벚꽃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벚꽃 개화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전주에서는 지난해보다 8일 일찍 폈는데요,
전국적으로도 많게는 15일이나 빨리 벚꽃이 핀 곳도 있습니다.
봄꽃이 일찍 피면 농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기 마련인데요,
윤종탁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연구관과 함께 짚어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벚꽃 구경 다녀오셨습니까?
벚꽃이 절정인 곳도 있고, 벌써 꽃이 진 곳도 있는데요,
벚꽃뿐만 아니라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이 평년보다 일찍 피었습니다.
봄꽃 개화 시기가 이렇게 빨라진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식물의 개화시기는 기온과 낮의 길이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꽃피는 시기는 온도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온도가 낮으면 개화시기가 늦어지게 되죠.
요즘 이 봄꽃들이 빨리 개화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봄철 평균기온이 높고 일조시간이 긴 탓입니다.
전주는 평균기온이 평년 8.6보다 1.6도 높은 10.2도 일조시간은 평년 174.9 시간보다 74.4 시간 많은 249.3시간 그러므로 봄꽃들이 일제히, 빨리 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열매를 맺는 복숭아나 배꽃도 상당히 시기가 빨라졌는데 다른 농작물들의 개화 시기도 빨라졌는지요?
[답변]
요즘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주요 농작물로는 밀과 보리를 꼽을 수 있는데 아직까지 개화하지는 않았지만 올해도 평년과 비교하여 빨라질 것으로 여겨집니다.
전국 평균으로 예측해 본다면 보리는 평년 4월 12일 대비 1일 빠른 4월 11일에, 밀은 평년 4월 17일 대비 2일 빠른 4월 15일에 개화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봄꽃 등 식물이 빨리 개화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답변]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곤충이 꽃가루를 옮겨줘야 합니다.
그런데 꽃이 빨리 피면 곤충, 즉 벌이나 나비 등 이 나오기 전에 꽃이 지거나 꽃피는 기간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곤충들은 먹이가 없거나 빈약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꿀벌의 폐사가 이어지고요.
또한 기온상승으로 인한 해충들의 먹이 활동과 번식이 활발해져서 더 많은 해충이 생기고 이에 따라 병충해 피해가 일어나기 마련 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대표적인 주식작물인 벼에서는 목노린재나 이화명나방 그리고 도열병과 세균벼알마름병, 콩 등 잡곡에서는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맥류에서는 진딧물, 잎집눈무늬병, 붉은곰팡이병 등의 해충해 밀도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신대로 이상기후, 기후 위기때문에 봄꽃이 빨리는 피는 건 물론 병충해도 는다면 농작물의 작황에도 영향을 주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봄꽃의 개화가 빨라졌다는 것은 지구온난화 진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며, 앞으로 이상기상 현상도 증가함에 따라 농작물의 작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여겨집니다.
밀의 경우 2020년 4월 초순 남부지역에서 영하 4도의 저온으로 인한 전체 재배면적의 7.9% 정도의 불임피해와 잎집눈무늬병 및 보리황화왜화병 발생에 의한 병해로 10a 당 수확량이 평년 378kg 보다 53kg이 줄어든 325kg으로 하락하였습니다.
쌀의 경우 2020년 역대 최장 장마가 54일로 기록되었으며 이때 일조부족 피해로 인해 알곡무게가 감소되어 10a 당 수확량이 평년 514kg 보다 31kg이 줄어든 483kg으로 하락하였습니다.
[앵커]
기후위기로 인한 농업의 또 다른 변화는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첫째, 작물 재배시기의 변화. 온난화로 각 작물별 파종시기및 등숙기에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겨울작물은 파종시기가 늦춰지고, 봄작물은 파종시기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북 평야지역의 밀과 보리 파종적기는 과거 10월15일부터 30일까지였으나 현재는 10월 20일부터 11월 10일까지로 변화하였습니다.
두번째, 재배 한계선이 변화하였습니다.
겨울작물인 맥류는 겨울철 기온상승에 따라 재배 한계선이 조금씩 북상하는 추세로서 전북지역 29개소 조사대상을 기준으로 2000년대 중반과 최근 우리나라 재배가능지역을 비교해 볼 때 쌀보리는 21개소에서 28개소로 7개소 증가, 맥주보리는 2개소에서 8개소로 6개소가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감귤은 제주에서 고흥, 거제 등 남부지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셋째는 아열대 작물의 재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을 중심으로 영농현장에 적극적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전북지역의 주요 아열대작물로는 레드향, 한라봉, 황금향 등이 있고, 아열대채소로는 오크라, 여주, 공심채, 강황, 얌빈 등이 있습니다.
[앵커]
이상 기후에 대한 앞으로 식량자원 확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보이는데,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답변]
농촌진흥청에서 하는 두가지 대응 하나는 바뀐 기후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만들어 내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해가 많아질 경우를 대비해 저항성및 병충해 저항성 품종을 개발하는것이다.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점점 바뀜에 따라 재배시기가 변화하더라도 과거에 비해 고온에서 자라게 됨에 따라 고온에서도 고품질의 종자와 열매를 수확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새로운 아열대 품종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뭄, 홍수, 저온, 태풍 등 이상기상 증가에 대응하여 도복 및 저온 저항성 등 유전자가 들어가고 열대거세미나방 이나 도열병 등 병충해에 저항성이 들어간 신품종을 육성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 실현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시비량 감소나 물 대기 기간 단축이 필요한데 이런 경우에도 수량이 유지되는 품종 개발도 또 하나의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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