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940원 프라이팬에 주부들 꽂혔죠”…홈플러스 ‘품절템’ 비결은 [인터뷰]
홈플러스 PB 중에서는 유독 프라이팬이 주목을 받고 있다. 내구성과 가성비를 모두 챙긴 이 상품은 한국소비자원의 인정까지 받으며 주부들의 ‘원픽’ 상품으로 거듭났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박나래 홈플러스 홈리빙팀 바이어(차장)는 “나도 이렇게까지 잘 팔릴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박 차장은 홈플러스에서 15년, 홈리빙팀에서는 6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
박 차장이 ‘홈플러스시그니처 IH티타늄 단조 프라이팬’(이하 ‘홈플러스시그니처 프라이팬’)을 선보인 건 2021년이다. 출시 직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던 이 제품은 올 1월 중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부터 판매량이 수직 상승했다.
지난 1월 17일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브랜드 프라이팬 13개 제품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홈플러스시그니처 프라이팬이 내구성과 가성비 모두 우수한 상품으로 선정된 것. 특히 우수 제품 6개 중 가격이 가장 저렴해 주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박 차장은 “원래도 일반 프라이팬 대비 20~30%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 여기에 당시 구정을 맞아 40% 할인 행사까지 진행 중이었다. 24cm 제품 기준 판매가가 1만1940원이니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홈플러스시그니처 프라이팬은 한국소비자원 발표 다음날 전점에서 매진되는 등 불티나게 팔렸다. 각 점포에 지원 나간 직원들은 박 차장에 전화를 걸어 “매장에 프라이팬이 한 개도 안 남아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덕에 1월17~2월26일 홈플러스 PB 프라이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0% 급증했다.
한국 주부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진한 검은색에 동그란 모양을 적용했고, 손목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적당한 무게를 찾았다. 또 특수 단조공법을 활용해 일반 프라이팬보다 견고하게 만들었다.
제조력이 우수한 협력사를 선정해 대형마트 PB의 핵심인 가성비도 충족했다. 마트 입장에서는 대량 생산을 약속해 원부자재 수급 비용을 아낄 수 있고 협력사는 마케팅 비용 없이 제조만으로 적정 수익을 낼 수 있으니 서로 이득이다.
박 차장은 “소비자들은 보통 저렴하면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나. 그걸 한 번 깨보고 싶었다. 색감부터 내부 코팅, 손잡이를 잡았을 때의 느낌(그립감)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수십 번의 수정을 거쳐 만족스러운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내구성과 가성비를 모두 채워 홈플러스를 ‘프라이팬 맛집’으로 만든 박 차장. 다음 목표에 대해 묻자 “프라이팬 외에도 더 다양한 조리용품을 히트시키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홈플러스의 고객 연령층을 낮추는 것”이란 답이 나왔다.
아직까지 홈플러스는 타 대형마트에 비해 고객 연령층이 높은 편이다. 주부들뿐만 아니라 MZ세대 및 신혼부부 고객까지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인기 상품을 계속 내놔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달부터 홈플러스에서 단독 판매했던 ‘파이렉스 노티드 콜라보’ 신제품이다. 코렐 내열유리 식기 브랜드 파이렉스에 스마일·슈가베어 등 노티드의 대표 캐릭터를 새겼다.
박 차장은 “매장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건 결국 상품이다. 젊은 층에게 인기 많은 브랜드를 선별하고, 이들의 단독 및 협업 상품을 지속 입고하다 보면 4050세대뿐 아니라 2030세대 고객도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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