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와도 각 세우는 홍준표

권준영 2023. 4. 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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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에 이어 김기현 대표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당선된 김 대표를 향해서도 '비대위'를 거론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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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 <디지털타임스 DB>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에 이어 김기현 대표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당선된 김 대표를 향해서도 '비대위'를 거론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홍 시장의 공세가 자칫 윤 대통령과의 '불편한 동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4일 오전 방송된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3·1절이나 광복절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무조건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번 제주 4·3사건 추념식에 윤 대통령과 김 대표가 불참한 것에 대해선 "국가적인 경축일이나 기념일은 사실 법에 정해져 있다.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4·3 기념일에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무조건 참석했던 것이 아닌데 마치 4·3 유족을 폄훼한 것처럼 야당에서 일제히 공격을 하고, 나아가 대통령의 불참을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사의 비극인 4·3 기념일을 대여(對與) 비난의 빌미로 삼는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홍 시장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쉴드(Shield·방어)를 쳐도 사리에 맞게 쳐라"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러면 서해수호의 날은 국경일이었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실언한지 며칠 지났다고 또 방송에 나와 떠들게 하고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입만 열면 실언하는 사람에게 징계는 못하더라도 최고위 출석정지, 언론·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키라"며 "그것도 안 하면 당 지도부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홍 시장이 윤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진 않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차려진 당 지도부를 압박해 윤 대통령과의 관계정도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나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등에 업으려고 하고 있다. 홍 시장은 이를 잘라내기 위해 김 최고위원을 세게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대통령이나 현재 당 지도부도 태극기 부대로부터 자유롭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김 대표도 경선 과정에서 강경 지지자들의 도움을 받았고 직·간접적 연결이 돼 있는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이 최근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을 했음에도 김 대표가 제대로 못 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봤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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