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아기에게 술 먹이려던 시댁 식구...이해가 안돼요”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4. 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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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제공=연합뉴스]
15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에게 술을 먹이려는 시댁 식구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한 엄마의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런 불만을 토로한 한 아이 엄마의 글이 올라왔다.

둘째를 임신해 임신 17주라고 밝힌 A씨는 “내가 나쁜가. 의견 좀 달아달라”면서 “오늘 시댁 제사였는데, 15개월 된 첫째 아이도 함께 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제사를 끝내고 밥을 먹으러 갔다”며 “신랑이 아기 옆에 앉아 아기 밥을 가져온 걸 먹이고 있는데, 아기 옆에 앉은 먼 친척분이 아기에게 소주를 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리 배치상) 신랑에 좀 가려서 잘 보이진 않았어도 술을 주길래 정말 놀랐다”고 분노했다.

A씨는 “한 번 장난치고 그만하겠지 싶어 넘어갔는데 진짜 소주를 입에 넣으려고 다시 술잔을 갖다 대더라”며 “내가 소리 좀 크게 ‘그만하시라. 아기한테 계속 왜 그러시냐, 하지 마시라’고 했더니 다들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게 더 무서웠는지 시어머니도 입만 닿았다고 괜찮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 말에 또 화가 나서 ‘아기 데리고 못 오겠다’고 작게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신랑은 아무 말도 못 하다가 내가 화난 걸 눈치채고 자기 엄마를 보며 그만하라더라”며 “똑바로 얘기 못 하는 신랑과 웃어넘기던 시댁 식구들 등 모든 사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나와서 화장실에 가서 진정하고 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신랑이 놀랐는지 아기를 데리고 나갔다”며 “나도 따라 나가서 이제 아기 데리고 안 오겠다는 말이 진심이었다고 이야기하니 ‘그걸 사람들 있는 데에서 이야기하냐’며 그거에 화가 난다고 하더라”고 말다툼을 벌였다고 전했다.

또 “난 더한 얘기도 할 수 있었는데 신랑의 가족들이라니 꾸역꾸역 참은 거였다”며 “시부모님이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지 말고 들어가서 밥 먹으라고 하셔서 좋게 좋게 밥 먹는 척 했다”고도 떠올렸다.

A씨는 “그런 말을 한 내가 나쁜 사람이냐”며 “신랑이 평소에도 자기 가족들한테 싫다는 말을 전혀 못 하는 편이라서 많이 싸웠는데 이번에도 또 그런 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아직도 화가 안 풀려서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이다. 진짜 내가 이상한 거냐. 앞으로 신랑과 시댁 식구들, 한식 제사 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이 사연에는 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화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말도 못 하는 아이에게 술잔을 들이밀며 자기들끼리 재밌어하는 모습이 보기 싫다”며 A씨를 옹호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남자가 잘 대응했어야 했다”, “주먹 안 나간 게 용하다”, “아동학대” 등 A씨의 반응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아기에게 술은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임신 여성의 태아는 탯줄을 통해 전달되는 알코올 때문에 뇌 성장 등에 악영향을 받는다.

임신 중 음주는 유산, 사산, 조산, 영아 돌연사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고, 자녀에게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etal Alcohol spectrum disorder, 이하 FASD)를 유발할 수도 있다.

지난 2011년 미국의 패밀리레스토랑 애플비에서는 실수로 생후 15개월 영아에게 주스 대신 술을 제공해 2만5000달러(약 2700만원)규모의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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