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 광주·전남에도 단비…"배꽃 떨어질까 걱정, 그래도 비 와야"

2023. 4. 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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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지금 서해안 쪽부터 비가 내리는 지역이 있죠. 이번 비는 내일 새벽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적게는 10mm 많게는 80mm 안팎의 비로 이어지겠습니다. 또, 모레(6일)까지 지리산과 전남 해안가, 경남, 제주에 많게는 120mm 이상의 큰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비가 내리면서 최악 가뭄을 겪는 광주·전남에서는 그야말로 단비입니다. 그동안 가물어서 성장이 더딘 작물이 이번 비로 조금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쉽게도 해갈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정치훈 기자가 농가를 둘러봤습니다.

【 기자 】 나주평야의 한 논입니다.

논두렁에 물이 하나도 없고, 마르다 못해 딱딱하게 굳은 논은 트랙터가 들어가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바로 옆 과수원에는 배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큰 걱정이 없어 보이지만, 속내는 다릅니다.

물이 부족하자 지하수를 퍼서 물을 주고 있는데, 예년과 다른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가뭄 때문에 뿌리에서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다 보니 이처럼 한 가지에서도 꽃이 핀 것이 있고, 피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꽃이 한꺼번에 피어야 하지만 날짜가 달라지면서, 자칫 수정 시기를 놓치면 열매가 열리지 않아 농사를 망칠 수 있습니다.

단비 소식이 반갑기는 하지만 갑자기 너무 많이 내리면 간신히 핀 꽃이 떨어질까 봐 또 걱정입니다.

▶ 인터뷰 : 권상준 / 나주 배 생산 농가 - "그래도 비는 와야 합니다. 지금 장기적인 가뭄 해갈도 있고, 나무와 연관된 부분은 우리 농가들이 현명하게 대처하고…."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농업용수 저수율은 5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를 밑도는 광주 상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도 비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대 120mm까지 내린다지만, 지리산과 남해안에 집중돼 아쉽게도 댐이 있는 내륙에는 큰 비 소식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기혜진 / 광주지방기상청 통보관 - "현재 우리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가뭄에 완전 해갈은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식목일에 맞춘 반가운 비 소식이지만, 광주·전남에서는 가뭄이 지속될까봐 나무 심기가 두려운 상황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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