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보다 악몽같은 대피소…장애인 지원 엉망
[KBS 대전] [앵커]
대전과 금산의 경계지역에서 난 산불 현장 주변에는 장애인 관련 시설과 병원만 10곳이 몰려 있었습니다.
불이 나자 수백 명이 한꺼번에 대피했는데 최우선으로 지원받아야 할 장애인들이 의료 혜택은커녕 제대로 된 의식주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과 금산 산불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대피소입니다.
장애인 관련 시설과 병원에서 대피한 5백여 명이 머물고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 몸만 빠져나온 장애인들이 몰리면서 3층짜리 복지관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사흘째 씻지도 못한 채 한데 모여 생활하다 보니 감염병 걱정이 큽니다.
[A 장애인시설 간호팀장/음성변조 : "고령인 분들이 보시다시피 고열이 나서 타미플루 처방을 해도 열이 안 떨어져서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의료지원이 잘 안 되고 있어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에는 의료지원반이 상주하고, 장애인 등 구호 약자는 병원급 의료시설에서 머물도록 지침이 마련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대전시 관계자/음성변조 : "장애 유형에 맞게 편의시설을 갖춘 (대피)시설이 필요한 건 맞는데요. 거기에 따른 명확한 시설을 지정하거나 이런 부분이 현재는 없기 때문에…."]
심지어 대피 후 네 끼 연속 미역국과 밥만 제공됐습니다.
식탁도 없어 맨바닥에 밥그릇이 놓였고 유일한 반찬인 김치가 모자라 한 숟가락씩 나눠 먹어야 했습니다.
추가 대피소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일부 장애인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B 장애인시설 재활교사/음성변조 : "좁은 공간 안에 있다 보니까 자해를, 본인을 때리는 자해를 한다거나 바닥에 박치기하는 행동을 하고요."]
재난 상황에서 최우선으로 지원 받아야 할 구호 약자이지만 지난 사흘, 산불보다 더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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