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은 거대한 물그릇” 댐·보·둑 통합 관리 체계 만든다

박상현 기자 2023. 4. 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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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번 호남권 가뭄을 계기로 4대강 각 수계(水系)를 하나의 거대한 ‘물 그릇’으로 보고 연계해 관리하는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댐과 보(洑), 하굿둑을 통합 관리해 하천을 최적 수위와 수량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같은 하천에서도 ‘하나의 물’로 관리하지 못하고 댐·보·둑으로 각각 운영해 수자원 관리의 비효율과 낭비가 심했다.

정부는 극심한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방안에는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본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진은 지난 정부에서 상시 개방이 결정된 영산강 승촌보의 모습. 2023.4.3 /연합뉴스

환경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댐·보·하굿둑 연계 운영 계획’을 확정하고, 앞으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상·하류, 본류(本流)와 지류(支流)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4대강은 환경부(수질)와 국토부(수량)가 나눠 관리해오다 2018년 환경부로 통합됐지만, 4대강 내 국가 물 그릇 시설인 댐과 보, 하굿둑은 관리 주체가 달랐다. 다목적댐과 보는 한국수자원공사, 농업용 댐은 농림부, 하굿둑은 농어촌공사가 관리를 맡는 식이었다. 이 때문에 홍수나 가뭄 같은 재해가 예상되거나 닥쳤을 때 효과적인 물 관리가 어려웠다.

하천을 ‘하나의 물 그릇’으로 관리하면 본류와 지류, 하굿둑까지 일원화한 모니터링과 분석, 대응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수시로 달라지는 기상 상황을 비롯해 홍수와 가뭄, 녹조 등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특히 하천 지형을 실제와 똑같이 디지털로 재현해 전국9곳 홍수통제소의 강우 레이더 데이터와 기상청 비 예보 등을 연동해 재해나 사고 상황에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2026년까지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수공은 관련 기술 개발을 마쳤고, 지난 2021년 섬진강을 시작으로 현재 4대강과 서울 도심 지역까지 모델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발표로 문재인 정부 시절인 재작년 2월 해체 및 상시 개방 결정이 난 금강·영산강 5개 보를 포함, 4대강 총 16개 보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문 정부에선 작년 초 극심한 가뭄이 예고됐지만 영산강 유역 승촌·죽산보 수위를 관리수위(최대수위) 대신 사실상 최저수위인 ‘취양수 제한수위’(물을 길을 수 있는 하한선)로 운영해왔다. 앞으로는 보가 정치적 결정과 상관없이 지역별 상황에 맞게 사용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 한화진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가뭄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과 관련,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환경부와 관계 부처는 댐과 하천의 물길을 연결해 시급한 지역에 물을 우선 공급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생활·공업용수가 끊기지 않도록 가용 수자원을 총동원하라”고 당부했다. 또 “하천수를 저수지에 비축해 본격적인 영농기 준비에 차질이 없게 하고, 섬 지역은 해수 담수화 선박 운영 등 비상 급수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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