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빠진 대정부 경제분야 질문… 한일회담 놓고 韓-野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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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경제' 대신 정쟁 이슈가 화두였다.
한일정상회담 성과로 '큰 돌덩이를 치웠다'는 한덕수 국무총리 발언을 놓고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한 총리는 "한일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그 문제(징용 배상 판결 해법)를 돌덩이라 한 것이다. 제가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에게 돌덩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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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 "돌덩이 표현은 잘못"
한덕수 "피해자 지칭 아냐" 반박
4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경제' 대신 정쟁 이슈가 화두였다. 한일정상회담 성과로 '큰 돌덩이를 치웠다'는 한덕수 국무총리 발언을 놓고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한일정상회담 평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충돌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국내에 (한일회담에) 부정적인 의견이 60%에 달하는데 일본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 평가는 자체적으로 65%가 나왔다"며 의견을 물었다.
한·일 각각 국내 여론조사 동향이 엇갈린 만큼 윤석열 정부 외교 실패가 부각된다는 취지다. 한 총리는 "1965년 저도 시청 앞에서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데모했던 사람 중 한명이지만 그때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나빴을지도 모르겠다"며 "겸허하게 한일 관계를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미래를 향해서 더욱 더 잘 발전시키겠다"고 응수했다.
윤 의원은 "외교는 자화자찬이 아니다"며 "국민 앞에서 전세계 평가 앞에서 냉정하고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총리께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돌덩이를 치웠다'고 말했는데 거기에 유감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쏘아붙였다. 한 총리는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며 "징용 희생자를 지칭해 돌덩이라 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번의 회담을 통해 모든 게 해결될 수는 없다"며 "이번엔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자평해 야당의 비난을 샀다.
한 총리는 "한일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그 문제(징용 배상 판결 해법)를 돌덩이라 한 것이다. 제가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에게 돌덩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항변했다.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한 총리는 "잘못 판단하신 거다. 제가 그렇게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윤 의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를 돌덩이로 표현하냐"고 했고, 야당 의원들은 "그러니까 피해자들에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한 총리는 "피해자를 지칭한 게 아니다", "똑바로 (얘기하는 것보다) 듣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맞받았다.
계속된 공방 속에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뜨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의원들은 의석에서 경청하고 총리는 윤 의원의 질문에 답변해달라. 의석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정리를 시도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도 질의에서 지난달 한일정상회담을 "빈손 굴욕외교"라고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한일 회담에서 경제·산업적으로 성과가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양국 회담의 조치 사항을 한국은 다 조치했는데 일본은 뭘 했냐"며 "반도체 품목 3가지 수출 규제 해제는 사실 실효성 없다. 화이트리스트는 미실시됐다"면서 "(오히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강제징용, 독도 영유권을 (일본이) 주장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한 총리는 "굴종외교란 건 정말 자기비하적이고 시대착오적 표현"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설명했고, 저희 (국무위원)도 여기에 나와서 설명한 것을 철저하게 곡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이 위안부 문제 등을 회담 외 만찬에서 논의했냐고 캐묻자 한 총리는 "의제로서 논의한 적 없다. 코멘트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은 경제현안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전년 대비 7.5% 감소하고 IMF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번이나 낮췄다며 "총리의 인식이 안이하다. 작년 정부의 대책으로 경기가 좋아졌냐"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저희가 한 민생 대책은 뭔가. 안 했으면 훨씬 더 어려울 것 아닌가"라고 거듭 각을 세웠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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