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근거 없는 가격인상 등 물가교란 근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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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같은 물가상승 악재 때문에 정부·기업·가계의 시름이 더 커지게 생겼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그런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4.2%보다 근원물가는 0.6%p 높은 4.8%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주춤해도 물가의 기조적 흐름은 여전히 상승세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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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감시 활동 더욱 강화해야
지뢰밭 같은 물가상승 악재 때문에 정부·기업·가계의 시름이 더 커지게 생겼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2월 상승률(4.8%)보다 0.6%p 낮고, 지난해 3월(4.1%)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얼핏 보기에 상승세가 누그러진 것처럼 보이지만 곳곳에 악재가 복병처럼 자리 잡고 있다. 물가지수 항목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물가상승 둔화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우선 석유류 가격이 심상치 않다. 3월 물가지수 상승이 둔화한 건 석유류 가격 하락이 크게 작용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4.2% 내리며 2, 3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해 10월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 데 이어 추가로 기습적인 대규모 감산을 발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다. 최근 물가상승 둔화세는 유류값 인하 덕이었는데 앞으로는 정반대로 유가가 물가상승의 주범이 될 전망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의 흐름도 아슬아슬하다. 근원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처럼 계절성과 외부 영향을 많이 타는 항목을 제외하고 추세적 물가 흐름을 보려는 지표다. 그런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4.2%보다 근원물가는 0.6%p 높은 4.8%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를 웃돈 건 2021년 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주춤해도 물가의 기조적 흐름은 여전히 상승세라는 뜻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 속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대 고물가를 기록할 것이란 비관론마저 나온다.
국내외 물가 환경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정부의 통화재정 정책의 운신 폭이 좁아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정부의 물가 통제력은 한계상황에 몰려 있다. 전기와 가스료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요금인상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위적 물가관리가 어렵다면 결국은 금리인상 카드를 써서 불을 꺼야 한다. 금리인상은 나쁜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한다. 물가와 성장을 놓고 정책의 딜레마는 더 커지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물가관리에 적합한 묘안을 쥐어짜내는 도리밖에 없다. 편법적 가격인상이 활개치지 않는지 시장을 집중 점검해야 한다. 기업들이 은근슬쩍 소비재 가격을 올리는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주류 제조업체들이 맥주·소주 등의 출고가를 올린 것을 빌미로 식당들이 더 큰 폭으로 주류 값을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 맥주 종량세가 15원 정도 오른 것을 빌미로 일부 식당들은 1000원이나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근거 없는 가격인상 행위를 막지 못하면 정부의 물가관리는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비이성적인 사재기 행위와 독과점 시장의 불공정 행위 등에 대한 감시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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