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완성차 수출만 고집 안해… 반조립도 승산"

곽재선 회장 '비전 테크 데이' 개최
전기차 조기화·신흥국 공략에 방점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비전 테크 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G모빌리티 제공

"KG모빌리티(옛 쌍용차)는 글로벌 메이커가 아니다. 곳곳에 떨어져 있는 낙숫물을 줍겠다."

KG모빌리티가 전기차 전환 조기화와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국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비전 테크 데이'(Vision Tech Day)에서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넓게 파는 것도 필요하다"며 "넓은 시장에 다변화된 시장 공략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곽 회장은 "자동차 시장은 매우 크다. 미국 등의 시장도 있지만 아프리카, 남미 등의 나라에서도 자동차는 필요하다"며 "새로운 기술과 시도를 통해 넓은 시장을 우리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에서 KG모빌리티로 이름을 바꾼 것처럼 전기차, 자율주행차 기술을 갖춘 차세대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고, 틈새 시장을 노리면 세계 곳곳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KG모빌리티는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앞으로 KG모빌리티가 출시할 전기차는 총 4종이다.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O100, KR10 등의 3종의 전기차는 내연기관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O100은 토레스 EVX 기반의 전기 픽업트럭이며, KR10은 코란도의 유산을 이어 받은 준중형급 전기차다. 다만 현재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인 대형차급의 F100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다. 이후 출시되는 전기차는 모두 전용 플랫폼 모델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통합 운영체제 적용을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클라우드 및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손잡고 고성능 제어기 개발을 시작으로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및 클라우드 시스템 개발을 거쳐 SDV 기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 개방형 운영체제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일반 개인이 자유롭고 빠르게 전용 앱을 개발해 판매 및 공유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한다. 글로벌 업체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자율주행 기술 추격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조만간 고속도로에선 차량 스스로 운전이 가능한 레벨3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2030년까진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는 글로벌 메이커사들과 다른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빈 곳을 찾아서 KG모빌리티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완성차 수출만이 최고의 지향점이 아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KG모빌리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베트남과도 반조립 제품(KD)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곽 회장은 "우리 임직원들은 능력과 의지가 분명히 있다. 변화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능력과 의지가 결합해서 새로운 자동차 회사로, 모빌리티 회사로 분명히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