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주유소서 ‘수익 솔루션’ 낸다…기름집 뛰어든 IT 기업
주유소 수익 제고 솔루션 발굴 단계
매달 적자에도 앱 서비스 강화 ‘박차’
주유정보앱 ‘오일나우’를 운영하는 IT 기업 퍼즐벤처스는 주유소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가장 힘을 들이는 방안 중 하나는 석유제품 원가 파악이다.
정유사는 일단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후정산’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원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제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퍼즐벤처스는 지난해 11월 폐업한 주유소를 인수해 운영하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발견했다.
백강후 퍼즐벤처스 본부장은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제품 원가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현재 주유소 사업 구조상 얼마에 들여와 얼마나 이익을 보는지, 적자를 보는지 정확하게 모르고 판매하는 분들이 많다”며 “정유사는 한 달 뒤에 후정산을 할 때 알아서 (리터당 가격을) 통보하고 받아간다”고 했다.
퍼즐벤처스는 원가를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주유소 ‘오일나우 플랫폼시티’에서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백 본부장은 “탱크 내부의 기름이 유닛 개념이 아니어서 ‘선입선출’ 개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이달에 전달 입고량만큼의 양이 언제 소진됐는지를 판매량과 대조해 파악한 이후 해당 입고량의 매입 가격을 소진된 시점까지의 판매량에 적용시키고 나머지 입고량과 출고량도 그에 따라 계산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부 오차는 존재하지만 원가 흐름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퍼즐벤처스는 개발을 완료하면 이 솔루션을 다른 주유소에 판매하는 방식의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솔루션도 주유소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주유소의 사업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솔루션 중 하나다.
IT 기업 특유의 ‘젊은 감성’도 활용하고 있다. 백 본부장과 함께 오일나우 플랫폼시티에서 근무 중인 정승호 운영팀장은 ‘로또 주유권’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다.
로또 주유권은 오일나우 플랫폼시티에서 주유를 한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일정 금액의 주유권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이 프로그램을 시연하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검토 중인 단계다.
로또 주유권은 오일나우 플랫폼시티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아이디어다. 오일나우 플랫폼시티가 있는 길은 수도권에서 손 꼽히는 ‘로또 명당’이 밀집해 있다. 인터뷰를 위해 이곳을 찾았을 때도 수많은 차량이 로또 매장 앞에 일렬로 줄지어 있었다. 로또 주유권은 주변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퍼즐벤처스가 주유소를 인수하기 전부터 이곳에서 일했던 기존 직원들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양완석씨(77)는 “경영진이 바뀌고 변화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일을 대하는 생각도 변했다”며 “매출이 1.5배에서 1.8배 정도 오르고 있는데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아서 우리도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김건형씨(64)도 “이분들(퍼즐벤처스)이 오면서 깜짝 놀랄 정도로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면서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오일나우 플랫폼시티는 아직 적자 상태다. 어림잡아 평균 1000만원 안팎의 손실이 나고 있다. 문제점을 발굴하는 단계인 만큼 흑자 달성은 시기상조다.
당장은 주유소 사업주를 위한 서비스 강화로 영업 효율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백 본부장은 “현재는 (주유소) 관리자의 운영 효율을 돕는 실시간 가격 변동 알림 서비스 등을 먼저 강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영업 중인 주유소는 1만989곳으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108곳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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