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소비’ 때문?…카드 ‘평균 승인액’ 줄어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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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이 1년 전보다 13.3% 증가했으나 카드를 한 번 긁을 때 지출하는 평균 금액은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카드 승인금액을 승인건수로 나눈 평균승인금액은 4만3857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4만4828원)에 비해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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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승인금액은 10조3천억 늘어
지난 2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이 1년 전보다 13.3% 증가했으나 카드를 한 번 긁을 때 지출하는 평균 금액은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가 4일 발표한 ‘2023년 2월 카드승인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산한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87조5천억원으로 1년 전(77조2천억원)에 비해 13.3%(10조3천억원) 증가했다. 승인 건수도 지난해 2월 17억2천건에서 20억건으로 15.8% 늘었다. 카드를 이용한 지출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카드 승인금액을 승인건수로 나눈 평균승인금액은 4만3857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4만4828원)에 비해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번에 결제한 금액 수준은 1년 전보다 작아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용카드 평균승인금액은 5만5267원으로 전년 동월(5만7046원) 대비 3.3% 줄었고, 체크카드는 2만4749원에서 2만4654원으로 소폭 줄었다. 개인은 2월 평균승인금액이 3만855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 법인은 12만8106원으로 1년 전보다 9.5% 각각 감소했다. 카드 종류 별로보나 명의 주체별로 보나 모든 항목에서 평균승인금액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것은 2019년 11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경기 침체기에는 가계가 지출을 줄이면서 한 번에 쓰는 금액뿐 아니라 전체 카드 승인액도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엔 총 지출 규모가 증가한 반면, 한 번에 쓰는 금액이 줄어든 건 다양한 요인이 얽힌 결과다.
코로나19 팬데믹 유행 당시 급감했던 대면거래가 최근 방역 조처 완화로 확대 추세로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하면서 대면 거래가 늘었는데, 이에 따라 비대면 거래 때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여러 개를 묶어 사는 경우 등이 줄어들어 한번에 긁는 카드 승인액이 감소했을 수 있다”며 “소비 행태가 변화한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카드 승인이 이뤄진 사업 영역을 살펴보면 대면 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는 뚜렷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지난 2월 대중교통·택시·항공·배달·택배 등이 포함되는 운수업 관련 카드 승인금액이 1조47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129.2%) 뛰었고, 여행사가 포함되는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에서도 승인금액이 35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7% 늘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의 2월 한달 승인금액도 11조61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7% 증가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30일 내놓은 2022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 자료에서 지난해부터 방역 완화에 따라 외부 활동이 늘면서, 2019∼2021년 계속 축소되던 대면 결제 비중이 지난해 다시 확대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부 ‘짠물 소비’가 늘어난 것도 평균승인금액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이전보다 카드를 한 번 긁을 때 쓰는 돈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손 아무개씨는 “1, 2월에 난방비로만 20만원이 빠져나가니 다른 데서 지출을 줄여야겠다 생각해 평소 사먹던 3천원짜리 커피도 반값인 프랜차이즈 커피로 대체하고, 회식하고 귀가할 때도 택시 대신 심야버스를 타고 귀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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