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부채 사상최대, 재정준칙 제정 더는 방기해선 안돼

2023. 4. 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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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부채는 2326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0조9000억원(6.0%)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3%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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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국회에서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부채는 2326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0조9000억원(6.0%) 늘었다. 기존 사상 최고치인 2195조3000억원을 1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추경 편성으로 국채 발행이 늘었고, 미래 지급할 연금을 현재가치로 계산한 연금충당부채도 증가한 여파로 보인다. 국가부채는 국제 비교 기준으로 주로 쓰이는 국가채무와는 다른 개념이다. 연금 등 미래 부담이 예정된 미확정 부채까지 포함한다. 반면 국가채무는 국가가 당장 갚아야할 의무를 갖는 '확정부채' 성격이 강하다. 국가채무 역시 1067조7000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렇게 1000조원이 넘는 국가채무를 총인구로 나누면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2060만원이 된다.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역시 117조원 적자였다.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26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빚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양상이다. 작년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51조원이나 늘었음에도 나라살림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올들어 국세 수입까지 감소세다. 전반적인 경기 악화 때문이다. '세수 펑크'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이를 보면 국가 재정에 '경고등'이 확실히 켜진 셈이다. 무슨 수를 내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 텅 빈 곳간과 빚만 물려주게 될 상황이 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재정준칙 관련 법안은 8개월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3%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별다른 진전이 없다. 더 이상 꾸물거릴 여유가 없다. 국가부채가 자고나면 신기록이다. 국가 재정에 닥친 위기의 그림자가 심각하다. 내년에는 총선까지 있어 빚을 갚기보다 지출을 늘리는 데 치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더이상 재정준칙 제정을 방기해선 안될 판국이다. 정쟁보다는 제정준칙 법제화가 화급하다. 국회서 낮잠 자는 재정준칙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이것이 국회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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