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급등… "달러당 120엔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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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따른 '뱅크데믹'(뱅크+팬데믹) 영향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종료 기대감이 퍼지면서 일본 엔화가 급부상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데다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 일본 중앙은행(BOJ)의 정책 전환(피벗)에 따라 엔화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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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요국 통화가치 상승률 1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따른 '뱅크데믹'(뱅크+팬데믹) 영향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종료 기대감이 퍼지면서 일본 엔화가 급부상할 전망이다.
4일 도쿄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57% 상승한 133.52엔에 거래를 마쳤다. 엔화는 지난해 미국의 가파른 금리 긴축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나홀로 통화 완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달러 대비 150엔까지 치솟아 통화 가치가 3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SVB 사태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확산하면서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화는 지난달 28일 기준 3.8% 올라 미국 달러를 제외한 세계 주요 10개국 통화 중 스위스 프랑(2.8%), 영국 파운드(2.4%)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해외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대거 매입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재무성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대외·대내 증권투자 현황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은 3월 12~18일 1주일 동안 4조엔(약 39조원)어치의 일본 국채를 순매수했다. 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금융소비자들이 서둘러 환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시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이 10% 가까이 줄어들기도 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지난달 27일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5957억 엔. 2월 말 잔액(6598억 엔)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9.7%(641억엔) 감소했다.
금융권에선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데다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 일본 중앙은행(BOJ)의 정책 전환(피벗)에 따라 엔화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투자 부문인 DWS 그룹은 엔화 가치가 앞으로 1년간 달러당 125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모건스탠리는 더 나아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20엔까지 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통화 담당 책임자인 밴 루는 "엔화는 지난해 극도로 약세를 보였지만, 현재 추세가 반전하고 있으며 이것이 올해 우리가 보고 있는 주요 경향 중 하나"라고 말했다.UBS 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은행 부문 스트레스는 미국 지역에 집중될 것이며 유로화와 엔화가 계속 선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엔화 약세는 끝났다고 본다"며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백 이코노미스트는 "엔화는 일본 국내외 금리차에 굉장히 민감한 통화"라면서 "미국 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 등 기존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이어 "미국과 일본 간 금리 변수가 원·엔 환율에도 더 중요한 변수"라며 "미국 금리가 안정될 경우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진전을 보이면서 엔화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기존에 갔던 저점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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