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돌덩이' 발언 파문…'신스틸러' 한동훈에 민주당 맹공
한덕수 총리가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제삼자 변제안'에 대해서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피해자들의 권리를 '돌덩이'에 비유하냐며 공세를 폈는데요. 후쿠시마 원전 등 한일 정상회담 결과 관련 여야 공방 역시 오늘(4일)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호시탐탐 해외 현장취재를 노리는 저 류정화 실장이 있다면, '소확행'을 추구하는 '톡파원' 유한울 체커도 있죠. 결국 제가 도착한 곳은 한일 정상회담 후폭풍 전담입니다. 국회로 옮겨온 한일 정상회담 공방, 어제 대정부질문 속으로 바로 들어가보겠습니다.
[김상희/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굴욕적으로 이렇게 해법을 갖다가 바쳤으면 그다음에는 우리가 일본에게 받아와야 될 게 있지 않겠습니까? 후쿠시마 문제 우리가 제기했어야죠. 독도 문제, 우리가 제기했어야죠. 교과서 문제 거기서 짚고 나왔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한 번의 회담을 통해서 모든 게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고 이제 그러한 돌덩이를 치운 노력을 토대로 해서 이제 하나하나를 다 논의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김상희/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총리님의 발언 굉장히 유감입니다. 어떻게 30년 넘도록 투쟁해서 우리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쟁취한 사법적 권리를 돌덩이로 비유하십니까? 너무너무 실망스럽습니다.]
'큰 돌덩이를 치웠다'는 한덕수 총리의 발언,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한 얘깁니다. 한일 관계의 걸림돌 혹은 숙제를 해결했다는 비유적 표현이었던 듯 한데요. 민주당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가 '돌덩이'냐고 날을 세웠습니다. 선 자리에 따라 보이는 풍경도 달라지죠. 우리 대법원 판결로 일본 정부의 사과 혹은 배상을 기대했던 피해자들에게는 오히려 사과의 의무를 변제해 준 사람이, 비유하자면 '돌덩이'로 비칠 듯 합니다.
[양금덕/강제동원 피해자 (지난달 13일) : 대통령이 대통령만 되면 다르다요? 편안하니 동포들을 다 마음 편하게 하고 살아야 하는데, 이건 뭐이요. 나 대통령 옷 벗으라 하고 싶소, 솔직히 말할게. 나는 절대 금방 굶어죽은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안 받으렵니다.]
한 총리는 제3자 변제안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이라고 추켜세웠지만요.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 일본의 제안 보다 훨씬 후퇴한 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엔 피고기업의 배상과 사과까지 포함됐었다고 했는데요. 한 총리는 합의가 타결될 뻔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윤 정부가 추진한 협상안, 제3자 변제안은 일본이 가지고 왔던 이 안보다도 10배, 100배 후퇴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배턴이니까 안 받겠다 하고 받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조급하니까 뛰다가 스탭이 꼬여서 넘어진 꼴입니다. 이래도 국무총리나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이 직무를 제대로 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저는 직무…}]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의원님들께서 말씀하시는 게 국민을 오도하는 발언이십니다. {전혀 오도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타결에 가까이 간 적이 없습니다. {잠깐만요. 잠깐 기다리세요. 다시 기다리세요.}]
정상회담 이후 수면 위로 떠오른 여러 현안 들, 가장 피부로 와닿는 건 후쿠시마 원전 관련 문젭니다. 일본은 당장 봄에서 여름 전에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이죠. 여기에 수산물 수입 규제 철폐까지 압박했단 게 일본 언론의 보돕니다. 민주당은 일본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면 정정보도를 요청하라고 공세를 폈는데요.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아니, 우리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성질내고 보도 금지하고 비행기도 안 태우시면서 해외, 외국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안 했는지 정말 궁금해하고 불안해하고 있잖아요.]
한 총리는 일본 언론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단 원전 관련 실제적 조치가 더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국제기관의 조사에 참여하고 있고, 또 필요하면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라도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와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러한 조치가 더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 기관이 IAEA주도 검증에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의내용을 밝힌 건 의미있는 답변으로 보이는데요. 과거 문재인 정부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도 일단 '검증' 이 필요하단 입장이었죠. 우리 측 전문가의 입회를 강조했습니다. 따져보면 전 정부와 이번 정부가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부분은 비슷한데요. 현 정부도 한국의 독자적 검증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 총리가 밝힌 셈입니다.
[정의용/당시 외교부 장관 (2021년 4월 19일) :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라. 또 그러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를 해줬으면 좋겠다. IAEA,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 과정에 우리 전문가 또는 연구소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라. 우리가 볼 때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서 된다면 저희가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봅니다.]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선 전·현 정부의 입장이 같은데, 민주당이 지나친 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특히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모레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 "국내정치의 연장선일 뿐이다" "광우병 괴담이 떠오른다"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당사자인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 의원들이 만남을 거부하고 있단 보도를 들어 '정치쇼'고 '선동'일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사무총장 : 민주당이 또다시 괴담 수준의 방사능 공포를 조장하며 가짜뉴스를 고장 난 라디오처럼 반복하는 이유, 그리고 명분도 실리도 없는 후쿠시마까지 방문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물타기 하고 어떻게든 정략적인 이득을 취해보려는 선거용 꼼수의…]
[송언석/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일본 정부나 또 당사자인 도쿄전력 이런 담당자와의 면담 일정이나 이런 부분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결국 정치쇼를 통해서 가짜뉴스 선동을 극대화하겠다는 그런 뜻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그러면 정부 여당이 직접 가서 현장을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정부여당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으니 야당이 대신 가야하는 상황이라며, 오염수 방류에 대처하는 현 정부의 대응 계획이 부실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위성곤/더불어민주당 원내 정책수석부대표 : 더욱 큰 문제는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인 현재도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일본 정부 기준치를 14배를 초과하는 우럭이 잡히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응 총괄을 맡고 있는 국무조정실은 원전 오염수 대응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외교부도 관련 계획이 없습니다.]
국민의힘의 주장처럼 실제로 우리 나라에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 걸렸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 경각심 덕분에 더 깐깐하게 기준을 마련하게 된 결과를 낳진 않았을까요. 일방적인 '괴담'으로 치부하는 건, 앞서 정상회담 직후 "과학적 수치가 낮더라도 국민 정서적인 측면까지 고려하겠다"고 했던 대통령실의 접근에 비해 거칠어 보이는데요. 국민의힘 의원들도 야당 시절엔 후쿠시마 인근을 직접 방문해서 안전을 점검했습니다. 2018년 국회 에너지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재원 최고위원 얘깁니다. 지금은 이때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현장 검증은 필요해보입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현장에 가보면 일정 구역은 아예 완전히 황폐화되어서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그렇게 만들어 있었고 저희들이 들어갈 때도 1시간 내에 그 피폭량을 조사하고 1시간 내에는 반드시 현장을 벗어나야 될 정도의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인간도 그 1시간 내에 벗어나야 될 그 상황에서 계속 자라난 수산물이 있을 것이고 농산물이 있을 텐데 그것을 이웃 나라에 수출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수입 금지를 해야죠.]
그런데 어제 대정부 질문, 신스틸러는 따로 있었죠. 다름아닌 한동훈 법무장관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 관련 결정, 특검에 대한 설왕설래도 있었지만, 제가 뽑은 화제의 장면은 이겁니다.
[김회재/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애창곡이 있습니까?]
[한동훈 : 애창곡이요? 윤도현은 아는데요, 제가 특별히 노래부르는걸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김회재/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윤석열 정부와 우리 한동훈 장관 이끄는 검찰을 보니까 우리 한동훈 장관의 애창곡은 김수희의 애모가 생각납니다. {말씀하십쇼.}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한동훈 :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거에 대해서…]
[김회재/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윤석열 정부와 장관님이 작아져야할 것은 권력이 아닙니다. 국민과 역사 앞에 겸손해야 되는 겁니다.]
뜬금없는 애창곡 질문에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상기시키며 답변한 겁니다. 한 장관, 매번 국회 출석 때마다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논쟁을 벌이고 있죠.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노웅래 의원의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검찰이 노 의원을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고 90일을 넘겨서야 기소했다며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간보기'였냐고 했습니다. 한 장관의 반응과 답변까지 직접 들어보시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번에 우리가 처리한 체포동의안 도대체 뭡니까? 우리 갖고 논 거 아닙니까. 검찰과 한동훈 장관이 우리를 이런 식으로 농락해도 됩니까? 이재명 겨냥한 사전 예행연습용 국회 간보기로 활용된 한동훈 장관 총괄 지휘한 입법부 농락 사건이라고…]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비약이 너무 심하시네요. 녹음까지 있는 뇌물 사건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지금, 여기에 대해서 계속 연발, 연장으로 3·1절까지 껴가지고 방탄하신 거에 대한 반성을 하실 문제지, 지금 이 부분에서 부르지 않았다고 비약이다? 에이, 저는 국민들께서 위원님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 어떻게 보실지 걱정됩니다.]
논쟁은 곧 고성으로 번졌는데요. 한 장관은 문제가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러면 왜 체포영장을 보내요? {자.} 그러면 왜 구속을 시키겠다고 얘기를 합니까? 그냥 {의원님.} 수사해서 기소하시면 되지, {의원님.} 그게 말이 됩니까? {의원님.} 원래 불구속수사가 원칙 아니에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화이트칼라 범죄에 있어서 범죄의 중대성이 구속의 필요성이고, 이것은 반드시 구속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거고 증거가 충분했습니다. 뭐가 문제죠?]
한 장관의 국회 발언들, 민주당에선, 이미 '정치인화'된 거라고 평가했는데요. 마음이 콩밭 대신 여의도밭, 즉 법무 현장 대신 정치판에 와있다고 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마음이 계속 여의도 밭에 와 있으니까 이게 그런 묵직함이 없는 거예요. 이미 여의도 밭에 왜 와 있느냐. 이미 정치인이에요. 정치인의 언어를 쓰고 있고, 늘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 언급할 때만 신이 나고, 조만간 나올 것 같은데…]
전임 법무 장관인 박범계 의원과 한 장관, 굳이 따지자면 악연에 가까운데요. 한 장관은 "그런 조언은 라디오 인터뷰 말고 면전에서 해달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차기 총선에 출마할 거냔 질문도 나왔는데 "고민은 전혀 없고 무관한 얘기"라고도 답했는데요. 본인의 직설적인 화법은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그런 해설이나 충고들은 대부분 국민에게,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더 잘 봉사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공직자가 어떻게 하면 정치인 개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지 정치적 처세술에 대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것 생각하지 말고, 않고 할 일 최선을 다해서 하겠습니다.]
한덕수 총리의 '돌덩이'발언에 대해선 오늘 대정부 질문에서도 민주당의 공격이 계속됐는데요. 한 총리는 '돌덩이' 발언이 '강제동원 피해자나 우리 국민을 지칭한 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한 총리의 국회발언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한덕수 '돌덩이' 발언 파문…'신스틸러' 한동훈에 민주당 맹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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