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억소리' 나는 대기업 연봉…노동계는 "최저임금 만 2천 원 달라"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4. 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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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은 아직도 꿈의 직장이지만, 대기업들은 '연봉 1억 원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연봉 수준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반면에 아직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저임금을 받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도 많죠.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했는데요, 시급 1만 2천 원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연봉 1억 클럽' 대기업 35곳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이 직장인 연봉과 관련한 자료를 내놨는데요, 매출 100대 비금융업 상장사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했다고 합니다. 대기업들의 직원 연봉을 분석한 거죠. 

우선 지난해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대기업 수는 35곳이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9곳→2020년 12곳→2021년 23곳→2022년(지난해) 35곳으로 1억 클럽 증가세가 뚜렷하죠. 지난해 1억 클럽 대기업(35곳)은 2019년(9곳)과 비교하면 3.9배로 증가한 겁니다. 

지난해 '1억 클럽' 35곳 가운데 2019년 대비 신규 '1억 클럽'에 가입한 26곳의 연봉을 더 살펴보겠습니다. 

26곳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9년 8천548만 원에서 지난해 1억 1천489만 원으로 34.4% 증가했습니다. 평균 연봉 증가율이 가장 큰 기업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었는데요, 6천105만 원에서 1억 2천358만 원으로 무려 102.4% 늘었습니다. 이어 카카오(73.8%), 네이버(59.1%), E1(53.2%), 금호석유화학(48.9%), 삼성SDI(48.7%), 포스코인터내셔널(44.0%) 등의 순이었습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원 평균 연봉 1억 원을 유지한 기업은 8곳이었는데요, 삼성전자, 에쓰오일, SK하이닉스, 삼성물산, SK텔레콤, 삼성SDS, LX인터내셔널, 롯데정밀화학입니다. 이들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9년 1억 835만 원에서 지난해 1억 3천662만 원으로 26.1% 늘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으로는 고물가 영향으로 임금도 인상됐다고 하네요. 이상호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6%로 둔화했는데도 '1억 클럽' 기업 수는 1년 전보다 12곳이나 늘었는데, 고물가 지속으로 임금 상승률이 높았던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300인 이상 기업의 임금 상승률은 2021년 6.5%, 지난해 6.1%로 매우 높았다"고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연봉 2억 넘기도... 정유업계 연봉 상위권 포진

'매출 100대 비금융업 상장사'라는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의 기준을 넓히면 2억 문턱을 넘긴 곳도 있습니다. '연합뉴스'가 열흘 전 분석한 보도를 보면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SK스퀘어 직원 84명의 평균 연봉은 2억 1천400만 원이었는데요, 미등기임원 12명을 빼고 계산해도 직원 연봉 평균이 1억 5천702만 원에 달했습니다.

또 지난해 LG그룹 지주사 ㈜LG와 DL그룹 지주사 DL㈜의 직원 평균 연봉이 각각 2억 1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봉 평균이 2억 넘는 곳들은 직원 숫자가 매우 적어서 예외적으로 볼 수 있는데요, 업종별로 보면 정유업계가 상위권에 포진돼 있습니다. 

지난해 정유업계 직원 평균 연봉을 보면 S-OIL(에쓰오일) 1억 7천107만 원, SK에너지 1억 5천700만 원, GS칼텍스 1억 5천397만 원, SK에너지 모회사 SK이노베이션 1억 5천300만 원으로 1억 중후반대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 전체 근로자로 넓히면 평균 연봉은 얼마나 될까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최근에 '2022년 기업 규모 및 업종별 연봉 인상 특징 분석'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상용근로자 연봉 총액이 4천65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4천200만 원)과 비교하면 10.7% 늘었습니다.

코로나 전후로 직장인 연봉이 꽤 오른 겁니다. 위에서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것처럼 고물가로 직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거셌다는 점을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요,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성과급 지급에 대한 공정성 요구가 높아졌죠. 코로나 시대에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이 많았던 것도 연봉 상승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연봉 양극화 갈수록 심각

억대 연봉자만 있는 게 아니라 저임금에 고통받는 직장인이 여전히 많은데요, 대기업의 임금 인플레이션으로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죠. 평균의 착시에 빠지면 연봉 양극화를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2배 이상이었습니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세전 월 563만 원인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266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지난해 12.7%였다고 밝혔습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12.7%라는 겁니다. 조금 더 풀어보면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수가 275만 6천 명이었다는 겁니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율이 가팔라서 노동시장 수용성이 낮다, 즉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이 너무 높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자료를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의도를 감안하더라도 저임금 노동자들이 많아 연봉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 2천 원 요구

어느덧 내년 최저임금 논의에 시동이 걸렸는데요, 노동계는 올해보다 24.7% 인상된 시급 1만 2천 원, 월급 250만 8천 원(209시간 기준)을 요구했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이런 요구안의 근거로 물가 폭등 시기 최저임금 현실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임금 저하, 해외 주요국의 적극적인 임금인상 정책, 노동자 가구 생계비 반영 등을 들었습니다.

한 마디로 물가가 폭등해 실질 임금이 깎였으니,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는 겁니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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