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이재용 만나 4조원 투자 격려…"디스플레이 새 도약 열어"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삼성디스플레이의 4조원 규모 투자 현장을 찾아 격려했다. 지난달 15일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2026년까지 6대 첨단산업 분야에 총 550조원 이상의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기로 한 첨단산업 육성전략의 첫 이행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간 신규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이곳 충남은 세계 최초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양산한 곳"이라며 "우리가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 분업체계에서 부가가치가 큰 첨단산업 분야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고, 이 분야에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약식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및 소·부·장 기업 임직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아산시장, 국회의원, 학계 및 연구계 인사, 학생 등 약 25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약속이 지켜진 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3월 초, 선거의 열기가 뜨거웠던 그 시기에 온양온천역 앞에서 충남 아산을 미래 신산업의 요람으로 만들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바로 오늘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총 4조1000억원의 대규모 신규 투자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아울러 "'산업의 눈'으로 불리는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함께 IT(정보기술) 산업의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며 "휘어지거나 접을 수 있고 돌돌 말 수도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에 비해 압도적인 화질을 어떤 형태로든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첨단과 첨단이 만나면 산업적 기회가 생겨난다"며 "첨단 OLED 기술이 또 다른 첨단의 AI(인공지능)와 메타버스 기술을 만날 때 무한한 산업적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고 군사 안보 분야의 응용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빛과 색을 내는 OLED 기술을 과감하게 개발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민간이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OLED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연구개발) 지원을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계속 견지하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 초기부터 함께 성장한 중소, 중견 소부장 기업의 기술력을 더욱 높여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과 생태계를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충남을 미래 신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워나갈 구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충남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미 정부는 지난 3월15일 충남 지역에 2개의 국가 첨단산업단지를 새로 지정했다. 천안 국가산단은 모빌리티,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에서 연구 개발, 신제품, 실증, 양산이 일관체제로 이뤄지는 최고 수준의 특화단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OLED 투자를 포함해 이차전지, 차세대 패키징 분야를 중심으로 천안, 아산, 온양 지역에 향후 약 52조원의 신규 민간 투자가 이뤄진다"며 "정부는 토지이용규제 완화 등을 통한 신속한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로 충남의 첨단산업 생태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 아울러 국립경찰병원 설립, 금강변 역사문화관광 단지 조성, 광역 교통망 확충 등 충남이 추진하는 여러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충청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충청인 여러분께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늘 말씀을 드렸다"며 "충청이 첨단 과학기술과 첨단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투자는 지난달 저희가 약속드린 60조원 지역 투자의 첫 이행이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며 "대통령께서 얼마 전 '나라를 위해 미래를 생각하는 게 정치인의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제가 직접 들었다. 제 마음 깊숙한 곳에 울림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저희 삼성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 첨단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 개발 노력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에 이어 노트북·태블릿 등 IT용 OLED 시장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패널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블릿 패널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아지고 설비·건설투자 및 장비 구축 등 투자 과정에서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가 생긴다. 지역 내 소·부·장 기업의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는 등 충남·아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투자협약식에 앞서 디스플레이 신제품 시연장에 들러 휘어지는 '플렉서블 구동 모듈', 돌돌 말리는 '롤러블 플렉스' 등 첨단기술의 구현 현장을 둘러봤다. 또 투자협약식 이후 OLED 모듈 라인을 시찰하고 혁신 기술 개발과 효율적 양산으로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현장의 직원들을 격려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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